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 이곳은 축구장 70개 크기와 맞먹는 연면적 46만㎡(약 3만6000평)의 복합시설이다.

스타필드 하남은 신세계그룹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은 ‘교외형 복합쇼핑몰’의 첫 거점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자신의 SNS를 통해 입점 시설들을 적극 홍보했을 만큼 신세계의 모든 유통 역량이 결집된 야심작이다.

◆ 할인매장부터 테슬라까지 ‘블록버스터 급’ 쇼핑몰

   
▲ '스타필드 하남' 앞에 대형 토끼 조형물이 전시돼 있다./미디어펜

지난 5일 스타필드 하남 곳곳에는 여전히 물품 운송이 한창이었다. 이곳에 입점한 BMW 매장에 들어갈 차량들이 운송차량에 실려 들어가고 프리오픈을 맞아 방문한 이들의 차량은 주차장이 개방되지 않아 주변 도로를 가득 메웠다.

물품 운반이 한창인 화물 전용 입구를 지나 아직 방문객 입차가 제한된 지하 주차장에 들어서자 광활한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동시주차 가능대수 6200대에 달하는 주차공간이 손님들로 들어차기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지하1층으로 올라가면 5010평 규모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가 맞이한다. 지하 2층에서부터 2개 층을 단층으로 사용하는 공간에 4300여종의 생활 물품들이 높게 쌓여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트레이더스만 합쳐도 2만500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쇼핑 자체로는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1층 데블스도어로 가는 길에는 매장 안팎을 청소하는 이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넓은 공간과 중심부가 상층까지 개방된 구조 덕에 지하임에도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몇 층에 있는지도 쉽게 인지하기 어려운 공간감은 최근 수년간 지어진 대형 쇼핑몰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 '스타필드 하남' 내부 전경.

임영록 신세계 프라퍼티 부사장이 진행한 스타필드 하남에 대한 설명은 요약하자면 ‘고객들이 하루를 온전히 소비할 수 있는 쇼핑 테마파크’라는 것이다. 규모와 각종 매장, 여가시설에 대한 부분은 차치하더라도 ‘쾌적함’을 강조한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신세계는 스타필드 하남의 쾌적한 공기를 위해 공조설비에도 신경을 썼다. 일반 세척용 필터에 중성능 교체형 필터를 더해 일반 필터보다 10분의 1크기의 미세먼지까지도 잡아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설악산 수준의 미세먼지’라고 강조한 부분에서는 자신감마저 느껴졌다.

예정보다 지체된 진행에 본격적인 시설 투어가 시작될 때는 이미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설악산 수준 공조설비의 위력을 시험하기에는 작은 인파였지만 평일 교외에 위치한 쇼핑몰의 프리오픈임을 감안하면 꽤 많은 방문객이었다.

3개 층에 즐비하게 들어선 35개 럭셔리 브랜드와 101개의 패션 매장, 대규모 푸드코트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전문매장이었다. 가족 단위 고객층을 공략해야 하는 교외형 마트에 적합한 전략으로 구색만 갖추는 수준을 넘어섰다.

   
▲ 어린이 전문매장 '토이킹덤' 입구.

고양시 이마트타운에 선보인 이후 ‘남성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은 전자기기 전문매장 ‘일렉트로마트’가 1층에 자리잡았고 3층에는 라이프스타일 매장 ‘메종티시아’가 아늑한 공간으로 주부들을 유혹한다. 그 옆에 자리 잡은 어린이 전문매장 ‘토이킹덤’은 레고를 비롯한 형형색색의 완구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수의 고객이 차량으로 방문할 스타필드 하남에는 자동차 관련 볼거리도 충분하다.

1층에는 BMW와 미니 매장이 나란히 위치하고 현대자동차의 세 번째 모터스튜디오도 만날 수 있다. 각종 BMW 차종과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가 눈길을 끌었다. 할리데이비슨 바이크와 관련 상품들을 판매하는 매장도 입점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스튜디오’가 의류 매장 사이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 심플한 매장 안쪽으로 연말 출시 예정인 ‘G80 스포츠’가 전시돼 있으며 실제 차 색상을 확인할 수 있는 도어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다.

   
▲ 2층에 위치한 '제네시스 스튜디오' 매장.

반대쪽 구역에는 올 겨울 국내에 본격 상륙할 예정인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 매장이 준비 중이다. 테슬라는 신세계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스타필드 하남에 입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경쟁자는 테마파크”…호텔식 워터파크 ‘눈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한때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야구장과 놀이동산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스타파크 하남에서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냈다.

스타필드 하남 펜트하우스 층으로 올라가면 이미 쇼핑몰의 모습이 아니다. 11개 관으로 구성된 영화관 메가박스를 지나면 약 1600평 규모 11m 높이로 조성된 놀이공간 ‘스포츠 몬스터’가 있다.

   
▲ '스포츠 몬스터' 내에서 농구를 즐기는 모습.

성인 1인 기준 2시간 이용 요금은 2만3000원이지만 농구 등 구기 스포츠부터 실내 클라이밍 점핑 트램펄린, 다트, 노래부스, 바이크레이싱 등 다양한 스포테인먼트 시설이 갖춰져 있다.

위락시설의 백미는 호텔식 수영장과 워터파크가 어우러진 모습의 ‘아쿠아필드’다. 총 4000여평의 물놀이 시설이 준비돼 있다.

호텔식 스파 형태의 펜트하우스 층 안쪽 벽면은 통유리로 인근 한강과 검단산을 보며 쉴 수 있도록 돼 있다. 수영장에서 흔히 맡을 수 있는 소독용 염소 냄새가 나지 않아 거부감이 적었다.

옥상 층 풀장은 본격적으로 야외에서 물에 몸을 담그고 풍경을 감상하거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신세계 관계자에 따르면 풀장 내에도 음향 설비가 갖춰져 실감나는 영화 감상이 가능하다.

   
▲ 옥상 '아쿠아필드'에서 본 야외 풍경.

스타필드 하남의 전체적인 시설은 이 정도면 쇼핑을 제쳐두고 물놀이 등을 즐기기 위해 찾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테리어나 개방감에 신경 쓴 흔적이 역력했다.

신세계그룹은 2020년까지 스타필드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계획인 만큼, 쇼핑을 넘어선 복합쇼핑몰의 진화에 관심이 쏠린다.[미디어펜=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