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현대차 정몽구 회장 등 남발, 호통국감 역겨워,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20대 여소야대 기업인 국감 무더기

기업인들이 또 한번 국감에 무더기로 끌려올 모양이다. 올해도 재계가 국감수난을 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야가 20대 국회에서도 기업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을 저인망식으로 소환키로 했다. 글로벌 경영자들을 불러다가 무작정 호통치고 망신주는 모습을 봐야 할 것같다. 한국에서 가장 바쁜 기업인들이 하루종일 국감장에 대기하고 있다가 1~2분 망신주기 질문을 듣고 돌아가야 할 것 같다.

지난 19대 국회에선 박대동의원이 신동빈 롯데회장에게 "한일축구게임이 열리면 어느 팀을 응원하냐"는 황당개그도 연출했다.

언제까지 이런 유치무쌍한 기업인 국감증인 추태를 봐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5일 국회대표 연설에서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에 대해 '국해(國害)의원들'이라고 야유한다고 강조했다. '국해의원들'이 기업인을 불러다가 자신들의 존재과시 각종 민원 해소, 정치후원금 압박용으로 악용하는 것 같다.

여야가 올해 국감에서 증인으로 요구한 기업인등은 역대급이다. 국감대상 기업들도 수십개가 넘는다. 올해 국감장에 불려나올 증인은 지난해 19대 국회의 4,175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토위, 국방위 농해수위 정무위 산업통상자원위 등 상임위별로 수백명씩 요구하고 있다. 무차별적이다.

정무위 농해수위 국토위 등 수백명씩 호출 별러

야당에서 공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얻어 먹을 게 있고, 뜯어먹을 게 있는’ 기업과 기업인일수록 야당의원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여소야대인 20대 국회들어서 더욱 기업인국감증인 요구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기업인 길들이기가 너무 심하다. 모종의 불순한 노림수도 있는 것 아닌지 의심이 간다.

야당이 벼르고 있는 총수로는 정몽구 현대차회장, 이재용 삼선전자 부회장, 허창수 전경련회장, 박용만 대한상의회장 등 다양하다. 경영권 갈등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회장,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물류대란을 빚고 있는 조양호 한진회장 등도 있다.

대형마트와 관련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국방부 광대역 통신망 사업과 관련해 황창규 KT회장도 거론된다.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업종별 사장들도 대거 불려나올 전망이다. 

문제는 증인으로 거론되는 총수들이 국감증인으로 채택될 필요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농해수위 야당의원들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을 불려야 한다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

새만금에 삼성이 신재생에너지를 투자키로 했다가 철회한 것에 대해 따지겠다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여부는 철저하게 시장전망과 재원 조달, 수익등을 따져서 이뤄진다. 낙후된 전북에 자선사업하듯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 20대국회가 올해 최대규모의 기업인 국감증인을 벼르고 있다. 삼성 현대차 회장등 재계총수와 기업인들을 무더기로 불러 호통 망신주기 국감을 벌일 태세다. 기업인 국감소환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정세균의장이 국회개회사를 하는 도중 야당편드는 발언을 하자 정진석 새누리당원내대표가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새만금 투자 유보 이재용부회장 증인요구 지나쳐

투자환경이 달라지면 언제든지 백지화할 수 있다. 사정이 호전된다면 투자를 재개할 수도 있다. 철저한 시장논리에 따라 결정된다. 전북에 대기업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는 야당의원들의 고충은 이해한다. 삼성이 이를 유보했다고 이부회장과 최부회장을 소환하겠다는 것은 도를 넘어선 정치공세다.

이재용부회장은 지금 애플 팀쿡 최고경영자와 스마트폰 대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 샤오미등의 후발주자의 추격도 뿌리쳐야 한다. 바이오와 자동차전장품등 신수종의 씨앗도 ?뿌려야 한다. 글로벌 최고경영자, 파트너들과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는 이부회장을 국감장에 하루종일 대기시키려는 것은 정치 블랙코메디에 불과하다. 

야당의원들은 오히려 전북도지사와 새만금 최고책임자등과 상의해서 삼성이 다시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파격적인 투자여건을 조성하는 데 힘써야 한다. 매력적인 투자여건을 만들어놓고 러브레터를 보내도 성사가능성이 희박하다. 고압적인 자세로 삼성그룹 총수를 불러 호통치겠다는 것은 구태다.

정무위가 정몽구 현대차회장을 소환하겠다는 것도 황당하다. 내수차량과 해외 판매 차량의 품질, 가격등에 차별이 있는지를 물어보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도의 이슈라면 현대차 사장이나 부사장정도면 충분하다.

국내외 차량 품질 가격문제는 숱하게 거론된 이슈다. 현대차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충분하게 설명했다.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게 현대차의 입장이다. 판매지역에 따라 사양과 옵션등에서 차이가 있다.

정몽구회장에 국내외 차량 가격 따지는 게 타당한가

정회장을 이런 문제로 부르겠다는 것은 뭔가 의도가 있는 것같다. 회장증인을 압박해야 현대차로부터 모종의 딜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원들의 속셈이 뻔히 드러나 보인다. 채용청탁, 정치후원금, 납품 등 숱한 민원해소용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박용만 상의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부르려는 것도 매우 정치적이다. 재계 구조조정과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한 농어촌상생기금 등과 관련해 경제단체장을 소환하려는 것은 실익이 없다. 타당하지도 않다. 농어촌 상생기금은 강제사항이 아니다. 이를 정치쟁점화하려는 것은 준조세를 강요하는 것이다.

롯데 신동빈회장은 창사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경영권 분쟁 와중 속에서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최측근 전문경영인인 이인원부회장의 자살로 인해 더욱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위기수습에 부심하고 있는 신회장을 정치권이 소환하는 것은 수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국회는 지난해 국감에 신회장을 불러 '허무개그'를 한 전력이 있다.

산업부가 정용진 신세계부회장을 또다시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것도 문제가 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상생방안을 확인한다는 이유를 대고 있다.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상생방안은 이미 정부와 유통업계가 합의해 시행중이다.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의 영업 일수및 시간 단축등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유통혁신도 지체되고 있다. 마트들도 매출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 마트를 규제한다고 해서 전통시장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표만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마트를 규제하고, 유통산업의 혁신도 가로막고 있다.

정부회장은 최근 하남에 대규모 복합할인점인 스타필드를 오픈했다. 왕성한 기업가정신이 발휘된 또 한번의 유통혁신 사례다. 정치권이 기업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황창규회장을 소환하려는 것도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국방 광대역 통신망 사업의 입찰비리를 따지겠다는 것이다. 이 정도 사안이면 KT 임원에게 설명을 들으면 족하다. KT사업에서 극히 일부분에 불과한 사업을 놓고 황회장을 불러다가 망신주려는 것은 지나치다.

저인망 동네북 기업인 국감 끝내야

여야는 저인망식 기업인 국감증인을 지양해야 한다. 기업인들이 무슨 동네북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들이다. 한국에서 가장 생산적이고, 경제에 기여하는 인물들이다. 투자와 일자리창출, 납세에서 가장 기여한다. 가장 후진적이고 발목만 잡는 정치인들과는 다르다.

온갖 특권과 특혜를 받으면서 갑질을 일삼는 '국해의원들'이 한국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인들을 동네북으로 만드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호통 망신주기 기업인 국감추태는 끝내야 한다. 올해는 지양해야 한다. 국회특권 내려놓기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정책국감을 공수표로 만들면 안된다. 
기업인 증인은 최대한 신중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