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서울 강·남북 재건축 등 주택정비사업의 분양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분양 초읽기에 들어간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고덕 그라시움'의 책정 분양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이 단지의 고분양가 논란이 증폭될 경우 주택보증공사가 보증서 발급에 제동을 걸 수 있어 개포주공2단지 '디에이치'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농후,  귀추가 주목된다. 

   
▲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연일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이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아파트인 '고덕그라시움'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현지 인근 관계자들에 따르면 3.3㎡당 2500만~2600만원까지 분양가가 치솟을 수 있다.

7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권 최대어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사업으로 이달 중에 본격 분양에 나설  '강동 고덕 그라시움'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2,300~2,400만원선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전용 84㎡기준으로 8억원 안팎으로 이 경우 고덕주공1 재건축단지인 '고덕 아이파크'의 시세(7억원)보다 1억원 웃돌며 삼성물산이 지난달 분양에 성공한 '명일동 솔베뉴'(7억 5,900만원)보다 4000만원 높은 분양가다.

@ HUG, 3.3㎡당 2,500만원 '메스' 불가피

지역 중개업계 일각에서는 강남권 분양열기에 편승, 조합측이 평당 2,400만원 이상에 분양가를 책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관건은 조합측이 고분양가를 강행할 때 정부의 직·간접적인 분양가 규제시스템이 가동될 지 여부다.

정부는 8·28 가계부채관리대책을 발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사전 보증심사를 강화하는 등 고분양가를 규제, 과열 재건축시장을 진정시킬 태세다. 앞서 HUG는 개포주공2단지 '더에이치'에 대해 보증서발급을 2차례 불허, 강남권 재건축 과열 진정에 나섰다.

대우·현대·SK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하는 '고덕그라시움'은 총 4932가구 대단지로 조성된다. 

@조합측 과열 재건축 편승 '고분양가' 강행 전망도

특히 일반분양이 무려 2023가구에 달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 단지로 급부상, 고분양가 책정 시에 시장에 미칠 파장은 지대하다.

고덕동 인근 현지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고덕그라시움'의 3.3㎡ 평균 잠정 분양가는 2400안팎이다. 

지난 7월 강동구 일대 재건축 단지인 '래미안 명일역 솔베뉴'가 3.3㎡당 평균 2300만원대 분양에도 불구하고 평균 39.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2500만원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고덕동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상반기 보다 재개발·재건축 시장 상황이 활황인만큼 성공 분양이 확실하다"며 "분양 이후 시세가 2500만~2600만원 등에서 형성될 것이라는 소문에 조합측이 분양가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고분양가 제재 우려 합리적 분양가 나올수도

반면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강화의 일환으로 보증심사를 강화, 고덕그라시움이 합리적인 분양가로 책정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주택보증공사(HUG)가 현대건설의 개포주공3단지재건축인 '더에이치'의 보증서발급을 2차례 불허한데 이어 정부가 분양보증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가계대출 관리방안'의 시행이 그 배경이다.

HUG는 현대건설의 '더에이치' 분양가를 규제하면서 분양가가 시세보다 10% 높을 때 보증서를 발급치 않는다고 밝혔다.

시세 기준이 고덕주공1단지 아이파크의 실거래가 일 지, 삼성물산의 명일동 솔베뉴일 지는 HUG가 결정할 문제이나 '고덕 그라시움'의 평균 분양가가2,400만원 후반대일 경우 보증심사가 엄격해질 소지가 농후하다.
 
명일동 인근 J부동산 관계자는 "고덕그라시움은 일반분양물량이 전체 공급가구의 40%를 차지, 분양시장에 파장이 큰 단지인 만큼, HUG의 분양가 규제 감시대상에 오를 공산이 크다"며 "3.3㎡당 24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책정할 경우 어떤 형태로든 분양가 규제의 기재가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HUG 심사강화, 불황기에 시장 '순기능' 주장도

지난달 하남미사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450만원이다. '고덕그라시움'이 2400만원대 후반에 분양하면 무려 1000만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거품의 고분양가는 사실 초저금리 유동성 장세에 부동산에 갈 곳없는 뭉치돈이 몰린데 기인하다. 유동성 장세의 큰 마당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시장이다. 강남권 재건축 분양이 사실상 제로금리에 안정적 수익성 주거 부동산으로 급부상하면서 투자세력이 청약대열에 쇄도 중이다.

D부동산관계자는 "강동 주공2단지 조합측은 재건축 투자광풍에 편승, 분양가를 최대한 끌어 올릴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 경우 가계부채 관리를 내세운 정부와 보증서발급을 둘러싼 마찰은 불가피한 실정이다"고 내다봤다.

한문도 한국부동산박사회 회장은 "가수요, 즉 투자세력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는 '거품' 분양가가 속출하고 분양권 폭탄돌리기가 본격화되면서 비정상적인 시장으로 치달게 된다"며"장기 불황의 지속에 대비, 고분양가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분양가 자율화에 역행되더라도 HUG의 분양가 규제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수요자는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이 점증되는 예측불허의 시기에 분양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며"거품 분양가 시장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나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라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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