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종가는 1090.0원으로 전날 종가보다 15.2원 내렸다. 이는 지난 8월 12일 기록한 연저점 1091.8원보다 1.8원 하락한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7원 내린 1093.5원에 출발했다. 개장과 함께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이 컸다.

NDF 환율이 하락한 건 미국 서비스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5.5에서 51.4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5.0을 밑돈 것이며 2010년 2월 이후 최저치다.

그러나 지난주 발표된 제조업 지표와 비농업 부문 고용, 이날 발표된 서비스업 지표까지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모습을 나타내 9월 금리 인상 기대는 낮아졌다.

경제지표에 무게를 두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표 악화에도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9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후 원·달러 환율은 1096.3원까지 상승했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으로 상승 탄력을 받는 듯했으나 오후 들어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수출대금을 달러로 받은 기업이 달러를 파는 것)이 쏟아지면서 환율 상승세가 급격히 꺾였다.

여기에 역외시장에서도 위험거래 확산에 따른 달러화 손절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달러화 약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부채질했다.

마감 시간을 14~15분 앞두고 역외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89.7원까지 떨어지며 당국의 1차 저지선인 1090원 선이 붕괴했다. 그러나 당국의 경계감과 저점 인식에 따른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화 매수)가 나오면서 1090.0원으로 마감, 간신히 1090원 선을 지켰다.

원·달러 환율이 1090원 선을 간신히 지켰으나 역외에서 달러화 매도가 잇따르면서 내일 서울 외환시장 개장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금주 연준의 경기보고서(베이지북) 발표,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함께 다음 주 소비자물가,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 미국의 주요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원·달러 환율의 추가 폭락은 제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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