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에서 레이스 달린 여성 속옷 판매 금지 조치에 격분한 여성들이 항의 시위에 나섰다.

이들 3국은 7월부터 면 함유량이 6%를 넘지 않는 여성 속옷의 수입 및 제조, 판매를 금지시키기로 했다.
 
이 경우 옛 소련 시절 면으로 만들어진 여성 속옷보다 레이스 달린 '라 페를라'와 빅토리아 시크릿을 선호하는 여성들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16일 카자흐에서는 레이스 달린 팬티 등을 머리에 뒤집어 쓰거나 들고 "팬티 착용에 자유를"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던 여성 3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는 2010년 관세동맹을 체결하면서 레이스 달린 속옷이 땀을 잘 흡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같이 합의했었지만 이제까지 판매 금지는 실행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7월부터 이를 전격 시행한다고 발표, 여성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이다. 러시아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섹시한 현대 여성 속옷들을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묘사한 사진들이 게시되고 있다.
 
이 같은 시위에는 남성들도 동참하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란제리점을 운영하는 알리사 사파르디예바는 "레이스 속옷을 금지시킬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이 속옷들을 구매해온 여성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직물사업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의 속옷 시장 규모는 연간 40억 달러를 넘었으며 이 가운데 약 80%가 외국으로부터 수입되고 있다.
 
7월 판매 금지 조치가 발효되면 현재 러시아에서 판매되는 여성 속옷의 약 90%가 자취를 감추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판매 금지 조치는 옛 소련 붕괴 이후 독립한 옛 소련 공화국들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돼 버린 "잘못된 경제 정책의 또다른 실례"라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