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한진해운 소속 선박의 운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항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오후 부산항만공사에서 열린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 사장단 회의에서 항만공사는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운영사들의 협조를 구했다.

법정관리가 개시된 이달 1일 이후 신항 한진터미널에는 5척의 한진 선박이 접안, 1만3000개에 가까운 컨테이너를 내렸다.

평소 같으면 환적화물이 다른 배에 실려 떠나기 때문에 문제가 없지만 한진해운 선박들이 묶이면서 컨테이너가 계속 쌓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5시 현재 컨테이너 장치율이 원활한 작업이 불가능한 한계치(80%)를 넘어 80.6%에 달했다.

한진터미널 측은 현재 중국과 일본 쪽에서 대기하는 14척의 한진 선박이 현지 하역이 여의치 않아 부산으로 와서 실린 컨테이너를 모두 내리는 일이 생길 것을 걱정한다.

한진이 속한 CKYHE동맹의 다른 선사의 화물도 하역해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한진해운과 연계해 아시아 지역 화물을 수송하는 근해선사들이 이용하는 북항 감만부두도 장치율이 평소보다 높은 71%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항만공사는 한진터미널이 감당하지 못하는 한진해운과 CKYHE동맹 선사들의 선박을 다른 터미널에서 받아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장치장에 여유가 있으면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에 장치장을 할애해 달라고도 부탁했다.

다른 터미널 운영사들은 최대한 협조하겠다고는 했지만, 하역료를 받을 수 있을지 등의 이유로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다른 터미널들이 한진해운의 화물 처리에 협조한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빈 컨테이너를 쌓아둘 공간은 항만공사가 부두 밖에 건설 중인 배후도로 등을 활용해 추가로 18만여㎡를 확보하기로 했다.

3만5000개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항만공사는 밝혔다.

항만공사가 장치장 사용료는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터미널에서 그곳까지 수송하는 데 드는 돈을 누가 부담하느냐가 문제다.

우예종 항만공사 사장이 "비용 때문에 항만운영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했지만, 물류대란을 수습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놓고 한진그룹과 채권단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 상태에서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빈 컨테이너 반출만으로 충분한 장치장을 확보할 수 없으면 화물이 담긴 컨테이너도 빼내야 하는데 세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도로 등에 쌓아둔 컨테이너의 도난이나 파손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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