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국내 증시가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소식에 강하게 출렁렸다. 특히 대형주 중심의 코스피지수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5.86포인트(1.25%) 내린 2037.8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029.46까지 떨어지면서 203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에 비해 코스닥지수는 2.41포인트(0.36%) 하락하는 데 그치면서 선방했다.

하지만 과거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북한 관련 우려로 코스피가 크게 하락했던 적은 2011년 12월19일 김정일 사망(코스피 낙폭 -3.43%),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2.41%), 1999년 6월15일 제1차 연평해전(-2.21%) 등이다.

김정일 사망 당시 코스피는 2거래일 만에 이전 주가를 회복했고 1차 핵실험 때는 5거래일, 1차 연평해전 때는 하루 만에 이전 주가를 되찾았다.

2009년 5월 25일 2차 핵실험 당시 코스피는 0.20% 하락했고,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때는 0.26% 밀렸었다. 2차와 3차 핵실험 이후에도 코스피가 이전 주가를 회복하는 데 각각 5거래일과 1거래일이 걸리는 등 충격이 단기간에 그쳤다.

올 1월 6일 실시된 4차 핵실험 당시에도 코스피는 0.26%의 미미한 하락률을 보였다. 1월 5일 종가 1930.53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3월 2일(종가 1947.42)까지 2개월여가 걸렸다. 그러나 이는 북핵 영향보다 위안화 약세에 따른 중국 증시 폭락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이날 증시에서는 빅텍(17.47%), 스페코(5.97%), 퍼스텍(0.25%) 등 방산주가 장중 급등세를 보이다가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상승폭을 상당부분 반납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임종룡 위원장 주재로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긴급 회의를 열고 금융시장은 전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관련한 실망감에 따른 증시 하락 등의 영향을 받았지만, 북한 핵실험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금융위는 "주가와 환율이 다소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으나, 이는 북한 핵실험 가능성보다는 ECB 금리 동결에 대한 실망감과 차익실현 매물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도 북한 관련 사건 발생 시 금융시장 영향이 거의 없거나 발생 직후 빠르게 회복됐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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