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정권수립일인 9일 최대 위력의 5차 핵실험이라는 초강력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것은 지난 1월6일 4차 핵실험 이후 8개월여만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9시30분경 함북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위력은 약 TNT 10kT으로 역대 핵실험 중 최대 규모로 추정했다.

MB규모로 지난 북한 핵실험 규모를 보면 앞서 지난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 때 위력이 3.9mb, 2009년 5월25일 2차가 4.5mb, 2013년 2월12일 3차가 4.9mb, 2016년 1월6일 4차가 4.8mb였고, 이번 9월9일 5차 핵실험은 5.04mb를 기록했다.

북한은 이날 5차 핵실험을 강행한 뒤 조선중앙TV를 통해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됨으로써 우리는 여러가지 분열 물질에 대한 생산과 그 이용 기술을 확고히 틀어쥐고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들을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의 핵 무기병기화는 보다 높은 수준에 확고히 올라서게 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특히 지난 5월3일 신형 300mm 방사포(다연장로켓) 시험 발사장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실전배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보도해 소형화된 핵탄두를 확보하고 있다고 과시했다. 

북한이 그동안 추진해온 핵탄두 소형·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처럼 국내 전문가들도 핵탄두 폭발시험으로 판단하면서 “이 정도면 핵무기로서 손색이 없다”고 했다.

이번 핵실험의 위력이 북한은 수소폭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한 지난 4차 핵실험 때의 2배에 달한다.

   
▲ 북한은 9일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을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핵무기연구소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핵시험에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장비한 전략탄도로켓들에 장착할 수 있게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구조와 동작, 특성,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리춘히 아나운서가 9일 오후 1시 30분(평양시간 오후 1시) '핵무기연구소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국정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긴급 현안보고를 통해 “북한의 목적은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로 핵을 소형화해서 개발하는 것이 목표인데 그 목표가 당초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 핵무기의 전력화 시기에 대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한다는 것과 무기화한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일”이라며 “(전력화가) 1~2년 내 된다고 보여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보당국에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빠른 시일 안에 무기화 할 수 있다는 얘기는 나왔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핵실험 간격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6차·7차 추가 핵실험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수소폭탄 실험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제시됐다. 우리보다 30분 늦은 자체 ‘평양시’를 적용해 9월9일 오전 9시에 맞춰 일종의 이벤트를 열어 북한 정권수립일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려는 의도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보고를 받은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은 “김정은을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는 강한 지도자로 부각하고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남한에 안보 불안을 조장해 남북 대화를 먼저 제의하도록 압박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적으로 대북제재 공조를 추진하는 한국 정부에 반발하는 시위적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국정원이 이날 국회 정보위에 보고한 북 핵실험 비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병기 의원은 “핵실험 규모가 2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비용은 4차 핵실험보다 크게 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핵실험 비용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적은 없지만 국정원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 당시 “풍계리에 핵 실험장을 건설하고 4차례에 걸쳐 실험한 비용은 천만 달러”라고 추정했다. 1962년 영변 원자력연구소 설립 뒤 핵시설 건설과 핵융합 연구 등에 투입된 예산은 15억달러, 우리 돈 1조원 이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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