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 이마트가 호찌민시를 시작으로 베트남 공략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한 발 먼저 진출한 롯데마트 추격에 나섰다. 양사 모두 중국 진출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후 동남아 지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이마트는 9일 호찌민시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2020년까지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상업시설을 포함한 총 2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호찌민시를 교두보로 삼아 향후 베트남 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겠다는 방침이다.

베트남 진출을 위해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이마트 베트남 1호점인 고밥점을 오픈했으며 지난 7월에는 호찌민 시내에 장난감 도서관을 조성하고 현지 어린이에게 오토바이 헬멧 1만 개를 무상 지원하는 등의 사회활동을 진행했다.

향후에는 베트남에서 생산된 의류, 장난감 등 비식품 중심의 수입 품목을 과일, 수산물 등 식품류까지 확대해 현재 2억 달러 규모의 수입액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한 롯데마트 역시 2020년까지 점포를 총 25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4년 동안 베트남에서 양사의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처럼 국내 대형마트가 베트남 공략에 나선 이유는 베트남이 동남아 지역 진출의 교두보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9300명이 넘는 전체 인구의 70%40세 미만인 만큼 잠재적 소비 여력이 높다는 점도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히는 요인이다. 실제로 베트남은 지난 8년간 평균 GDP 성장률이 8%에 달해 세계 평균의 2배 수준이다.

유통업계가 베트남을 새로운 성장 교두보로 삼은 것은 새로운 일은 아니다. 2012년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베트남에 제3CJ 건설을 선언한 바 있으며 CJ오쇼핑·푸드빌을 비롯한 유통 계열사와 CGV 등이 현지에서 입지를 탄탄히 굳히고 있다.

또 과거 중국 진출에서 큰 재미를 못 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우리나라 문화와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 동남아를 새로운 성장 발판으로 삼으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해외 진출로 양사가 노리는 점은 같지만 전략은 다소 다르다. 롯데마트가 철저한 현지화전략을 펴고 있는 반면 이마트는 자체 경쟁력을 현지에 들고 들어가는 모습니다.

이마트는 현지에서도 우리나라 이마트와 동일한 매장 분위기와 노브랜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자세다.

반면 롯데마트는 현지화 부족이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 요인으로 보고 현지 시장에 특화된 상품 구성에 애쓰고 있다.

현재까지 양사의 해외 진출 전략은 각각 성공적인 분위기다.

이마트는 지난 7월 오픈한 몽골점이 프리오픈 기간에만 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안착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해 지난 7월까지 총 43개 점포망을 구축하고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15% 성장한 1150억 원의 매출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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