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아니에요. 장난 아니에요. 우리 분위기 정말 장난 아니에요."

그룹 '틴탑'이 훌쩍 컸다. 2010년 '컴 인투 더 월드(Come Into The World)'로 데뷔 당시 평균 연령 만 16.3세, 국내 최연소 아이돌그룹이었던 틴탑이 일본 아레나 투어를 통해 5만 팬을 만났다.

   
▲ 틴탑 일본 공연/뉴시스


틴탑은 18일 오후 후쿠오카 국제센터에서 지난 3일부터 5회에 걸쳐 펼친 일본 아레나 투어의 마지막 점을 1만여 팬과 함께 찍었다. 국내 데뷔 4개월 만인 2010년 6월 일본 팬 미팅에서 1000여명과 함께했던 틴탑이다.

틴탑을 바라보는 일본의 분위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교복을 입고 공연장을 찾은 여학생부터 흰머리가 수북한 중년여성까지 틴탑의 공연을 즐겼다. "틴탑의 퍼포먼스를 실제로 볼 수 있는 점이 무엇보다 가장 좋다."(유미·나고야·10대) "항상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틴탑의 장점이다."(유우코·후쿠오카·40대)

'I'자 형의 심플한 무대가 특별한 효과 없이 오롯이 틴탑만으로 공연장을 데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틴탑을 상징하는 거대한 'T'를 몸통으로 양옆으로 자리한 날개 배경이 일본 정식 데뷔 없이도 영향력을 키어온 틴탑의 위치를 말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강조된 '장난 아냐'가 흐르고 관중을 겨냥한 녹색 레이저가 공연장을 훑자 틴탑이 등장했다. 자리에 앉아 틴탑을 기다리던 팬들은 기립, 환호했다.

틴탑은 히트곡이 많은 그룹이었다. 약 3시간 동안 앙코르곡까지 모두 30곡을 뿜어냈다. 지금의 틴탑을 있게 한 '자로 잰 듯한 칼 군무'와 함께였다. '향수 뿌리지마' '못났다' '록스타' '니가 아니라서' '너 땜에 못살아' '스톱 걸' 등의 무대가 멤버들의 머리카락을 땀으로 적셨다. 팬들은 일본어가 아닌 한국어 노랫말에 열광하고 한국말로 "사랑해"를 외쳤다.

6인 6색의 개인 무대가 나머지 다섯 멤버에게 쉬는 시간을 허락했다. 하지만 팬들에게는 예외다. 각 멤버의 무대에도 공연장을 가득 채운 함성은 잦아들지 않았다.

캡(22)은 카니예 웨스트의 '블랙 스킨 헤드(Black skin head)'로 카리스마 넘치는 랩, 창조(19)는 어셔의 '나이스 & 슬로(Nice & slow)'로 섹시한 무대를 연출했다. 이어진 군무에서는 검은색 셔츠를 찢고 근육질 몸매를 드러내기도 했다. 니엘(20)은 크리스 브라운의 '테이크 유 다운(Take you down)'으로 가창력을 과시했다.

천지(21)와 엘조(21)는 각각 우타다 히카루 '퍼스트 러브' '하나(HANA)'로 이날 유일하게 일본 곡을 소화했다. 리키(19)는 감정을 담아 신승훈의 '아이 빌리브(I Believe)' 불러 박수받았다.

팬 서비스에도 적극적이었다. 통역을 대동하고 올라 서로의 첫사랑을 묻는가 하면 창조가 복근을 공개하고 엘조가 귀여운 모습을 뽐내는 식이다. 아기자기한 곡 '데이트' 무대에서는 멤버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팬들 곁을 향해 눈과 손을 맞췄다. 틴탑 멤버들이 뽑은 가장 좋아하는 곡, 데뷔 후 지금까지 틴탑의 여정 등도 VCR로 팬들을 만났다.

인상적인 휘슬 소리와 함께 전개되는 남성미를 강조한 안무가 인상적인 '투 유'에서 정점을 찍은 이날 콘서트의 열기는 공연 막바지 '긴 생머리 그녀'까지 이어졌다. 틴탑은 마지막 곡 '미치겠어'에 이어 앙코르곡 '길을 걷다가' '흔들어놔!'까지 날뛰었다. 공연은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틴탑은 후쿠오카 무대에 오르기 전 "저희만의 군무를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며 일본의 열기를 수긍했다. "아레나 투어를 통해 한 층 성장한 기분이다. 한국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틴탑은 22,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타이완 등을 도는 월드투어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