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을 증설하는 데 투자할 계획입니다. 오는 2020년 매출액 1조3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계영 화승엔터프라이즈는 9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다음 달 예정된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대해 이 같은 각오와 향후 사업비전을 설명했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지주사 화승인더스트리가 베트남 소재 운동화 제조사인 화승비나(HS VINA)의 국내 상장을 위해 2015년 11월 설립한 회사로, 화승비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화승비나는 운동화 ODM(제조사 개발생산) 기업이다. 2002년 설립돼 현재 아디다스 네오라벨, 아디다스 러닝, 리복, 리복로얄 등의 브랜드를 생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02년~2007년이 베트남 생산기지 구축 등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시기였다면 2008년~2014년은 아디다스그룹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성장 본격화 시기였다"면서 "2015년 이후는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ODM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8월 기준 화승비나의 월평균 생산량은 약 340만 족에 달하며, 생산 브랜드는 아디다스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의 성장을 견인하는 네오라벨의 고속성장과 고단가 제품인 아디다스 러닝 등의 수주 확대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 3019억, 영업이익 177억, 당기순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71%, 141%, 148%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아디다스가 네오라벨 등의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어 화승엔터프라이즈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아디다스는 2014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6% ~17% 수준의 높은 매출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네오라벨이 중국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중국시장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아디다스그룹은 지난해 9000개의 중국시장 내 매장을 2020년까지 3000개 더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생산물량도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화승비나는 세계 신발시장의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떠오른 베트남에 자리 잡고 있다. 부지 넓이는 13만 평으로 베트남 내 단일공장으로는 최대 규모다. 직원 수는 약 2만5000명이다.

이 대표는 "아디다스러닝 등 고단가 제품군을 확대해 2020년이면 작년 12달러 수준이었던 평균판매가(ASP)가 16달러 이상으로 올라 수익성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화승비나는 운동화 ODM 사업 외에도 갑피, 미드솔 등 신발 반제품 제조사업도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화학사업부를 신설, 신발 제조에 필요한 접착제와 수지류를 만들어 다른 신발 제조사에 판매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기준 신발 ODM 사업은 전체 매출의 94.05%, 신발 반제품 사업과 화학 사업은 각각 5.91%, 0.04%를 차지한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공모 예정가는 1만4600원~1만6500원이다. 이날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다.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은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다.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4일이며, 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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