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코스피지수가 미국 금리 인상 우려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태 등 악재가 겹치면서 1990선으로 밀렸다.

12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46.39포인트(2.28%) 내린 1991.4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1990선에서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달 3일(1994.79) 이후 한 달여(27거래일) 만이다.

   

이날 코스피의 낙폭은 지난 6월 24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결정 여파로 61.47포인트(-3.09%) 급락한 이후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실망감이 유입된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으로 금리인상 우려가 부각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난 9일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 가운데 하나인 S&P500은 2.5% 급락하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투표 충격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리콜 결정 이후 미국 정부 당국의 사용중지 권고로 6.98% 급락세를 보이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여기에 북한이 지난 9일 5차 사상 최대 규모의 핵실험을 단행한 뒤 추가 도발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181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1368억원과 87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이날 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267조3360억원으로, 전 거래일(1298조730억원)과 비교해 하루 만에 30조 원가량 증발했다.

대다수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포함된 전기전자가 가장 큰 폭인 6.18% 하락했다. 제조업(-3.24%), 철강금속(-2.81%), 건설업(-2.75%), 운수창고(-1.93%), 증권(-1.92%) 등도 내림세를 기록했다. 반면, 은행(2.09%), 섬유의복(0.28%), 보험(0.12%) 등은 올랐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42.47% 급등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대부분 급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가 장중 145만6000원까지 떨어지는 등 크게 하락한 가운데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SDI와 삼성전기는 각각 5.85%, 7.56% 하락했다. 한국전력(-1.34%), 현대차(-0.72%), 네이버(-0.83%), SK하이닉스(-5.01%), 삼성물산(-3.08%), 아모레퍼시픽(-1.67%) 등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나항공은 대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11.54% 급락했다. 윌비스와 부산주공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부산주공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사촌 동생인 반기로씨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으로 알려지면서 상승세를 탔다.

이밖에 코스닥 시장에서도 지엔코가 10.65% 급등했고 역시 파인아시아자산운용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파인디앤씨도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에 비해 반기호 부회장이 사임한 보성파워텍은 0.76% 하락세로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08포인트(1.82%) 내린 652.91로 마감하며 닷새째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7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도 11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은 377억원어치 순매도로 대응했다.

셀트리온(-1.83%), 카카오(-0.87%), 코미팜(-3.98%), CJ E&M(-2.67%), 메디톡스(-1.98%), 바이로메드(-1.56%) 등 시총 상위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원 급등한 1113.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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