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쇼트트랙 스타' 엘리스 크리스티(24)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빗발친 악성 댓글들로 인해 2014소치올림픽을 중도 포기할 뻔 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는 지난 18(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예선을 1위로 통과한 뒤 데일리 메일 등 영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500m 경기 후 수많은 악성 댓글에 시달렸고 이로 인해 남은 경기 출전을 포기할 뻔 했다"고 말했다.
 
   
▲ 13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승전에서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116번)가 넘어지며 박승희(138번)를 밀어내고 있다./뉴시스
 
영국의 사상 첫 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에 도전하고 있는 크리스티는 앞서 출전한 500m1,500m 경기에서 연속으로 실격을 당했다.
 
특히 500m 경기에서는 무리하게 선두 자리를 노리다 한국의 박승희(22·화성시청)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크리스티는 13500m 결승에서 추월을 시도하던 도중 아리안나 폰타나(24·이탈리아)와 충돌해 넘어졌다. 앞서 가던 박승희도 이 여파로 인해 쓰러졌고 최하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크리스티는 실격 판정을 받았고 박승희는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컨디션이 좋아 금메달까지 노려볼 수 있었던 박승희에겐 아쉬운 결과였다. 그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1,500m 출전도 포기했다.
 
묵묵히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했지만 크리스티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왜 실격을 당했는지 모르겠다"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이 네티즌의 공분을 샀다.
 
화가 난 팬들은 크리스티의 트위터·페이스북 등을 방문해 온갖 악성 댓글들을 남겼다. 물론 한국 네티즌들이 주를 이뤘다.
 
자신을 향한 비난에 크게 놀란 크리스티는 영국대표팀과 상의한 끝에 개인 SNS계정을 모두 폐쇄했다.
 
크리스티는 "저를 향해 온갖 비난이 쏟아지는 것을 보며 심적으로 많이 힘이 들었다""훈련을 소화하는 것만 해도 벅찬데 그 상황에서 악성 댓글까지 받다보니 감정적으로 굉장히 예민해지더라. 두 번 다시 빙판 위에 서고 싶다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000m 경기가 남아있었지만 이번 올림픽은 그냥 포기하려고 했었다""하지만 국민들의 뜨거운 응원 덕분에 기운을 되찾았다. 스케이트를 탄 덕분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와 위로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힘이 났다. 국민 여러분의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예기치 못한 사고로 서로에게 상처를 남긴 박승희와 크리스티는 1,000m 준준결승에서 다시 한 번 대결을 펼친다.
 
1,000m 예선 2조와 7조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해 준준결승에 오른 박승희와 크리스티는 준준결승 4조에 함께 편성됐다. 경기는 오는 22일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