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박소연 선수가 연기 도중 실수에도 불구하고 임기웅변을 발휘해 성공적으로 무대를 마쳤다. 본인은 "너무 떨려 실력의 절반 밖에 못 보여줬다"며 아쉬워 했다.

박소연은 연기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너무 떨렸다.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자신감을 가졌는데 빙판 위에 서니 긴장됐다. 온 몸이 긴장 돼서 첫 번째 살코를 들어가기 전에 많이 흔들렸다"며 "그것 때문에 첫 점프를 실수했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그는 "제 실력의 50% 밖에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빙질과는 관계가 없다. 실수다. 너무 떨려서 자세를 잡다가 흔들거렸다"며 "그래서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했다.

박소연은 "올림픽을 위해 많이 준비해왔고, 기대했다. 올림픽이어서 깔끔한 무대를 보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올림픽이라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긴장했다"고 털어놨다.

   
▲ 연기하는 박소연/뉴시스

그래도 경기장을 직접 찾은 한국 응원단의 "파이팅" 소리 덕분에 미소가 지어져 긴장이 조금 풀렸다는 박소연은 두 번째 점프에서 더블 토루프를 붙이는 재치를 발휘할 수 있었던 것에 "트리플 러츠를 뛰기 전에 연습 때 잘 뛴 감이 생각나서 잘 뛰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은 이후에도 표정이 전혀 굳지 않았다. 오히려 풍부한 표현력을 자랑했다. 여유도 엿보였다.

"올 시즌에 실수를 해도 표정이 굳지 않도록 연습했다. 실전에서도 해봤다"고 말한 박소연은 "첫 점프가 가장 점수가 큰 구성요소인데 못 뛰지 않았나. PCS라도 조금 더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표정연기를 열심히 했다"며 웃어보였다.

결과가 어떻든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올림픽에 출전해서 배우고 느낀 것은 박소연에게 큰 자산이다.

박소연은 "다른 선수들의 자신감을 배웠다. 실력이 없는 선수라도 자신감이 넘치고, 즐겼다"며 "첫 올림픽이고 큰 무대였는데 많이 긴장된 상태였다. 다음에는 이 점을 생각하면서 떨려도 자신감 있게 점프를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에 큰 대회에 나가도 이만큼 떨지 않을 것 같다"고 배운 점을 설명했다.

'피겨여왕' 김연아(24)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한 것도 자라나는 박소연에게는 큰 가르침이 된 시간이었다.

박소연은 "태릉에서 (김)연아 언니와 함께 훈련하면서 배웠다. 연아 언니와 계속 함께 훈련한다는 것 자체가 도움이 되고 공부가 된다"고 밝혔다.

박소연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49.14점을 받았다.

기술점수(TES) 25.35점을 받은 박소연은 예술점수(PCS) 23.79점을 획득했다.

연기 초반 커다란 실수가 있었다. 박소연은 첫 점프 구성요소인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려다가 실수해 살코를 1회전 밖에 돌지 못했다. 그마저도 수행점수(GOE)에서 0.30점이 깎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