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유망주 김해진(17·과천고)이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진출 성공에 기뻐하면서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김해진은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54.37점을 받았다.

기술점수(TES) 29.23점, 예술점수(PCS) 25.14점을 받은 김해진은 상위 24명에게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 티켓을 거머쥐는데 성공했다.

그가 첫 올림픽을 앞두고 잡았던 1차 목표는 달성한 것이다.

   
▲ 기도하는 김해진/뉴시스


김해진은 쇼트프로그램 첫 구성요소인 트리플 러츠에서 착지를 하다가 실수를 해 수행점수(GOE) 1.80점을 잃었다.

이후 연기는 매끄러웠다. 플라잉 카멜 스핀과 레이백 스핀을 모두 레벨4(포)로 처리했고,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실수없이 뛰었다.

더블 악셀도 깔끔하게 성공한 김해진은 스텝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3(스리)를 받아냈다.

자신의 2013~2014시즌 최고점인 57.14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무난한 올림픽 데뷔전이었다.

김해진은 "꿈에만 그리던 대회에 출전하니 신기했다. 이렇게 큰 무대는 처음이라 긴장이 많이 됐다"며 "워밍업을 할 때 점프가 잘 되지 않아 신경이 예민했다"고 빙판에 발을 내딛은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앞서 연기한 박소연(17·신목고)의 연기는 보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첫 점프에서 실수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긴장이 됐다. (박)소연이가 연습 때 좋았는데 실수를 했다길래 더욱 긴장이 됐다"고 털어놨다.

김해진은 "다른 대회와 달리 태극기도 많고 관중이 많아 긴장이 됐다"고 덧붙였다.

연기를 펼치는 동안 김해진의 얼굴에서는 긴장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소 여유가 있어보이는 표정이었다.

김해진은 "속으로는 긴장을 많이 했다. 이전에 긴장해도 얼굴을 풀려고 많이 했다. 표정이 굳으면 몸도 같이 굳었다"며 "표정만 그랬지 많이 긴장했다"고 쑥스러워 했다.

무난한 올림픽 데뷔전임에도 그는 "첫 점프에 실수가 나와서 아쉽다. 늘 대회 때마다 개인 시즌 최고점을 목표로 하는데 첫 점프를 실수해 4대륙선수권대회 때 세운 시즌 최고점보다 3점 정도 덜 나왔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김해진은 "목표가 프리스케이팅에 진출하는 것이었는데 통과해 만족한다"고 전했다. 그가 "기쁨과 아쉬움이 반반"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해진은 자신의 연기 중에 최고를 꼽아달라는 말에 망설이더니 "나름대로 마지막 구성요소인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열심히 돌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1조의 연기가 끝난 후 정빙이 진행되지 않아 김해진이 연기를 펼칠 때 빙질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김해진은 "얼음이 조금 물렀다. 연습 때보다 사람이 많아서 스케이트날이 잘 박혔다"며 "파인 것은 워밍업 때 신경이 쓰였는데 시합 때에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얻은 것도 많다. 한창 성장 중인 김해진에게 큰 자산이 될 것들이다.

김해진은 "외국 선수들과 훈련을 하면서 봤는데 대표 선수들이라 그런지 다들 잘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스피드가 느리구나'라는 점을 느꼈고, 워밍업 요령에 대한 것도 익혔다"며 "큰 무대에서 뛴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분위기를 익혔으니 앞으로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 부족하다고 느낀 점을 보완해서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더욱 잘하고 싶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1차 목표를 달성한 김해진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몇 위를 해야겠다'는 2차 목표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프리스케이팅에서 조금 더 마음 편히 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