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여왕' 김연아(24)와 1만2000여명이 관중이 함께 호흡했다. 함께 숨을 죽이고 명품 점프에 환호성을 내질렀다.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이 펼쳐진 20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경기 시간이 다가오자 관중석은 빈틈없이 들어찼다. 올림픽 이전부터 이번 대회 피겨 여자 싱글에 쏠렸던 관심을 느끼게 했다.

곳곳에 한국 응원단이 걸어놓은 태극기도 눈에 띄었다. 형광 노란색에 분홍색 글씨로 'We Love YUNA(위 러브 연아, 우리는 김연아를 사랑해요)'라고 써져있는 플래카드도 걸려 있었다.

   
▲ 연기하는 김연아/뉴시스

한국 응원단은 김연아와 함께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박소연(17·신목고)과 김해진(17·과천고)이 빙판 위에 섰을 때에도 "파이팅"을 외치며 열렬한 응원을 보냈다.

박소연과 김해진이 '키스 앤 크라이'존에 앉아 있을 때에도 적잖은 함성이 쏟아졌다.

물론 일본 응원단의 열기도 뜨거웠다. 일장기와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4)의 플래카드가 경기장 한 쪽을 장식했다.

김연아가 워밍업을 위해 빙판에 들어섰을 때부터 한국 응원단의 함성이 나왔다. 장내 방송에서 김연아를 소개하자 한국 응원단은 더 큰 환호성으로 '여왕'을 맞이했다.

빙판을 돌며 몸을 푼 김연아는 더블 악셀로 몸을 달군 후 트리플 플립을 뛰었다. 이어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뛰려는 듯 보였으나 제대로 뛰지 못했다.

김연아는 이후 세 차례 더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해 두 번 성공했다.

김연아가 점프를 뛸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튀어나왔다.

김연아의 차례가 돌아오자 빙상장 바로 옆 쪽이 분주해졌다. 외국 방송 카메라들은 모두 김연아가 빙상장으로 나오는 순간을 화면에 담기 위해 한참을 대기하고 있었다. 김연아가 나오자 방송 카메라들이 그의 동작 하나하나를 잡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드디어 돌아온 김연아의 차례.

김연아가 워밍업을 위해 빙판에 나서자 앞선 선수들과 비교해 커다란 함성이 흘러나왔다.

다소 긴장한 기색이던 김연아는 더블 악셀로 컨디션을 조율한 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했다. 이를 실패하자 외신 기자들은 '오우'를 연발했다.

연기 직전 김연아가 소개되자 관중석에 있는 태극기들이 물결쳤다.

김연아가 연기를 위해 빙판 한 가운데 서자 관중들은 숨을 죽였다.

김연아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빙판을 미끄러졌다. 경기장은 고요했다.

그가 첫 점프이자 가장 난이도가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플립을 완벽하게 소화하자 환호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관중들은 플라잉 카멜 스핀과 더블 악셀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하자 탄성을 내질렀다.

레이백 스핀을 돈 김연아가 애절한 선율에 맞춰 우아한 스텝시퀀스를 선보이자 다시 관중들은 그의 손짓에 집중하며 숨을 죽였다.

음악이 절정에 다다르면서 김연아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선보이자 관중들은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김연아는 연기를 마친 뒤 다소 아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 응원단은 모두 일어나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김연아는 신혜숙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며 키스 앤 크라이 존에서 점수를 기다렸다. 이어 점수가 발표되자 경기장은 다시 한 번 박수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