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 주민들은 올 겨울 역사 이래 가장 잔인한 위험, 폭설과는 비교가 안 되게 위험한 재난에 직면해 있다. 고층 빌딩으로부터 떨어지는 얼음덩어리가 그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높은 뉴욕시의 신축 세계무역센터1 빌딩 주변의 몇개 도로는 19(현지시간) 아예 도로를 폐쇄했다. 강풍에 날리는 거대한 칼 모양의 얼음 파편들이 높이 541m의 빌딩에서 쉴새 없이 인도 위로 떨어져 내려서이다.
 
보행자들은 몸을 가릴 곳을 찾아 달렸고, 이 거리는 오후가 지나서야 다시 통행이 재개됐다.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대도시 고층빌딩 주변은 떨어지는 얼음조각과 바위처럼 단단하게 얼어붙은 큰 눈덩이들 때문에 경찰이 노란 테이프의 저지선을 치고 보행자들을 보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눈이 더 녹는 며칠 동안이 더 위험한 시기라고 경고하고 있다. 눈이 녹기 시작하면 그 물기 때문에 얼음 조각들이 더 많이 발생하고 고층빌딩에서 떨어지는 눈덩이들도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123의 적설량을 보인 뉴욕도 대표적인 위험 지역이다. 일부 건축가들은 에너지 효율이 높게 설계된 최신 건축물일수록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말한다.
 
"그런 건물은 단열이 잘 돼 있어 열을 건물 내부에 보존하므로 외벽은 더 차가워져 눈과 얼음이 더 많이 달라붙게 된다"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캠브리지의 노던 마이크로클라이미트사의 창립자이자 건축가인 로먼 스탱글 회장은 설명한다.
 
스탱글은 이에 따라 결빙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가지 형태의 건물 옥상 설계를 제공하고 심지어 색까지도 배려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검은 색은 태양열을 더 많이 흡수해서 얼음을 빨리 녹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 도쿄의 스카이트리 전망대처럼 유리 내부에 열선을 넣어서 얼음을 녹이는 최첨단 설비를 사용하는 빌딩들도 많다. 하지만 이런 시설은 빌딩에 발코니와 차양, 외부 석재장식 등이 많은 오래 된 도시에는 적용하기 힘들다.
 
뉴욕의 배리 네그런은 최근 록펠러 센터의 4층 건물 위에 얼음덩이가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다른 행인들에게 위험을 알리려는 순간 축구볼만한 얼음조각에 얼굴을 맞았다.
 
이 때문에 그는 코에서 뺨에 걸쳐 심한 상처를 입어 80바늘을 꿰매는 큰 수술을 해야했다.
 
2011년 댈러스 인근 카우보이 스타디움에서 지붕의 큰 얼음덩어리가 떨어져 7명이 다쳤고 2010년에는 뉴욕 매디슨가의 37층짜리 소니 빌딩에서 얼음이 비처럼 쏟아져 15명이 다쳤다.
 
지난해 시카고 최고 빌딩 존 핸콕센터에서도 얼음이 떨어져 사람들이 배낭과 가방을 머리에 이고 피하느라 혼비백산하는 사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