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건설 부문이 최근 긴 부진에 빠진 수출 대신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산업연구원(KIET)이 공개한 보고서 '최근 실물경기의 건설투자 의존 구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 중 건설투자 부문의 기여율은 51.5%로 지난 1993년 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건설투자 부문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1.7%포인트였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를 기록했다.

건설투자 부문은 1분기에도 성장기여도 1.2%포인트를 기록해 GDP 성장률 2.8%의 42.9%(성장기여율)를 차지했다.

2000~2014년 건설투자 연평균 성장기여율이 5.3%(건설투자 성장기여도 0.2%포인트·GDP성장률 4.4%)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증가세가 이례적으로 높은 셈이다.

반면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비중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최근 4분기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000~2014년 평균 대비 1.6%포인트나 하락했다.

보고서는 "이 기간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1%포인트가량 상승했기 때문에 결국 건설투자가 수출 성장기여도 하락의 63%가량을 보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최근 건설투자 증가는 주택건설 투자가 주도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주택 투자의 최근 4분기 평균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1.9%로 전체 건설투자 증가율보다 2배나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저성장·저출산 구조 아래서 이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과잉투자와 공급과잉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높다는 점에서 건설투자 의존형 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주택투자 급증이 최근 가계부채의 빠른 증가세와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택투자 과열을 억제하는 한편 민간 소비와 서비스 산업의 성장기여도를 높여 수출과 제조업의 부진을 보전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소비활성화를 위해서는 고령층과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보장 확대와 함께 더욱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노력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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