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3000명 희망퇴직, 수주절벽 악재 수두룩, 고통분담 위기 극복해야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현대중공업 노조의  모럴해저드가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노조는 수년간 천문학적 적자를 보이고 있는 회사 사정은 나몰라 하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조선업계가 올들어 수주절벽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도 눈을 감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중소 조선소들은 최근 수년간 20개사 문을 닫았다.

현대중공업 사무직은 구조조정및 인력감축에 따라 3000여명이 직장을 떠났다. 노조는 지난 73년 노조 설립이후 강제퇴직을 당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대졸 사무직들은 경영위기를 맞아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다. 노조원들은 노조를 방패막이로 삼아 구조조정과 로봇사업 분사등을 결단코 거부하고 있다.

노조의 모럴해저드는 이것만이 아니다.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안타깝게 한다. 회사는 일감부족등으로 구조조정과 분사화, 사무직 명퇴등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회사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임금을 올려달라며 4개월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울며겨자먹기로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임금동결을 제시했다. 사무직은 수천명을 명예퇴직시켜야 하는 극한 상황에서 노조원에 대해선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했다. 노조는 회사측의 최대한 양보선인 고용보장과 임금동결안마저 거부했다.

사무직이 대규모로 희생되는 것을 보면서도 노조는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고 있다. 악어의 눈물조차 없다. 남의 일처럼 여긴다. 회사야 어떻게 되든말든 임금을 더 받겠다며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투쟁가를 외치고 있다.

한국노조의 임금은 생산성에 의해 이뤄지지 않는다. 붉은 머리띠와 투쟁가에서 나온다. 전투적 노조일수록 머리띠가 선명하다. 

   
▲ 현대중공업 노조가 누적적자와 수주절벽의 경영위기속에서 기본급 인상 등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 대기업 귀족노조를 상징하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경영정상화를 우해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들의 직장도 유지된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한 사업장일수록 생산성이 떨어진다. 현대중공업이 위기를 맞은데는 경영진의 잘못도 있지만, 노조의 이기적인 행태도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사업재편과 고용조정을 거부하는 노조가 있는 한 자구노력과 재무구조 개선등은 요원하다.

현대중공업노조는 한국 노동규제가 세계 최악임을 확인시켜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자유경제원이 20일 발표한 '2016년 경제자유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경제자유지수는 7.40점(10점 만점)으로 전 세계 159개국 가운데 42위에 그쳤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시장규제 분야에서 노동규제 순위가 136위로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 귀족노조가 철밥통 기득권을 향유하면서 한국의 노동시장 경직성이 세계최악의 수준으로 추락했다. 정규직 노조가 귀족노조로 남아있는 한 비정규직 차별 해소는 요원하다. 청년 실업자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길도 아득하다.

대기업노조원들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희생과 눈물을 간과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연간 8000만원에서 1억원대를 받는 정규직 노조로 인해 신규채용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 노사협상은 벌써 4개월을 허비했다. 추석전 타결도 물건너갔다. 노조가 좀처럼 경영위기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수년간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피나는 구조조정과 경비절감, 분사화, 매각, 사무직 임직원 희망퇴직등으로 올들어 겨우 소폭 흑자로 전환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수주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시름이 더욱 깊어지는 상황이다.
노조는 수주절벽 상황에서 기본급 인상, 직무환경수당 상향조정, 성과급 250% 고정지급등을 요구하고 있다. 도대체  정신이 있는 노조인지 묻고 싶다.   

임금인상은 호황기에나 가능하다. 회사가 비상상태이면 모두가 내몫을 자제해야 한다. 노조는 이기주의 행태를 접고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 조선계열사 중 현대미포조선노사는 추석전에 일찌감치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직급에 따라 임금도 반납키로 했다. 아름다운 희생이다.

회사가 살아야 내 직장도 온전해진다는 근로자들의 슬기로운 희생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조선계열사 맏형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노조는 과도한 요구를 지양해야 한다. 파업을 당장 풀고 조업에 나서야 한다. 노조가 수주절벽을 해소하기위해 영업에 동참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진중공업, 삼성중공업노조가 그랬다. 위기 시에는 내몫을 자제해야 한다. 해일과 파도가 몰려오는데 나만 살겠다고 해봐야 다같이 죽을 뿐이다.

노조는 몰락한 스웨덴 조선소 '말뫼의 눈물'이 울산조선소에서도 재현되지 않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