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으로 왜곡한 적 없다"…저서·언론기고문에 명시 의혹 해소 안돼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인문학자 도정일 경희대 영문과 명예교수의 석박사 학위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학력위조 파문에 대한 도 교수의 해명 이후 불거진 추가 의문들에 대해 명확히 밝혀진 바 없기 때문이다.

도정일 교수는 지금껏 저서 및 본인에 대한 기사에서 하와이대 박사학위 경력을 기재해온 바 있다.

이와 관련 2015년 12월 뉴스토마토 단독 보도로 “도정일 교수의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학위가 없다”고 밝혀지면서 학력위조 파문이 일었다.

경희대는 이에 대해 진상 조사를 실시, 올해 2월 초 감사보고서(조사결과서)를 냈다.

경희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1983년 임용 당시 도정일 교수 외에도 학사 졸업 경력만으로 교수로 채용된 이들이 다수 있었다”고 전하면서 “당시 도 교수를 학사 졸업 경력으로 뽑았었고 올해 초 감사보고서에서도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자에게 “도 교수가 임용 당시 학교에 제출한 자필 이력서에는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고만 적혀있다”고 전하면서 도 교수가 박사학위로 교수 임용된 게 아니라 학사 학위만으로 된 것이고 이를 당시 학교 측에서 인지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 2009년 7월 21일 문화웹진 '나비' 창간 기자간담회에서 공동 편집인으로 참여하는 도정일 씨가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도정일 교수, 학위 사칭을 했나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는 도정일 교수 ‘박사학위 논란’의 요지는 학위 사칭으로 좁혀진다.

1983년 학사 학위로 교수 임용된 후, 도 교수가 자신을 하와이대 박사학위 소지자로 밝힌 ‘사칭’을 했는지 여부다.

문제는 올해 초 경희대 진상 조사에서 도정일 교수가 그동안 석박사 학위를 사칭했는지 여부에 대해서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희대 관련 조사결과서는 ‘학력을 의도적으로 왜곡한 적 없다’는 도 교수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고 전해진 바 있다.

도 교수는 이번 학위 논란과 관련하여, 1983년 경희대 영문과 교수로 임용된 이후 2006년 2월 퇴직할 때까지 23년을 포함, 퇴직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본인의 박사 경력에 대해 뚜렷하게 밝힌 적 없다고 해명했다.

고의적, 의도적으로 왜곡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도 교수의 이러한 주장은, 경희대 1983년 임용 당시 도 교수가 제출한 자필 이력서 등 관련 서류 일체를 모두 확인하면 의문의 일각이 해소되리라 전망된다.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 저서 및 기사 기록물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의문은 있다.

본인 저서 및 언론 기사 등 자신에 대해 하와이대 박사학위 소지자라고 소개한 여러 대목이 문제다.

도 교수는 본인 퇴임을 앞두고 2006년 2월 3일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 하와이대에서 영문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1)

도 교수는 2014년 7월 본인이 기고한 중앙일보 칼럼에서도 자신의 약력을 하와이대 영문학박사라고 기재했다.2)

6개월 전인 2016년 3월 19일을 기준으로, 당시 경희대 공식 영문 홈페이지에는 도 교수가 1981년 하와이대로부터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적혀 있기도 했다. 현재 도 교수와 관련된 기록은 삭제되어 있다.

도 교수의 저서들 또한 도 교수의 하와이대 박사학위가 기재되어 있다. 2009년 한길사가 발행한 ‘담론과 성찰1’, 2010년 이숲이 발행한 ‘인문학 콘서트’ 등이 대표적 사례다.

2013년 경희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했던 특강 홍보물에서도 도 교수의 학위는 하와이대 영문학 박사로 소개되었다.

1)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60203010129275030021

2) http://news.joins.com/article/1523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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