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미국 괌 기지에 배치된 전략폭격기 B-1B 2대가 오는 21일 다시 한국에 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20일 "괌 앤더슨 공군기지의 B-1B 2대가 내일 한반도에 전개된다"며 "이번에는 지난 13일과 달리 오산기지에 착륙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 13일 한반도에 전개한 B-1B 2대는 오산기지 상공을 비행한 다음, 착륙하지는 않고 괌 기지로 복귀했다. B-1B가 한국에 착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1B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괌 기지에서 2시간이면 한반도 상공에 도착해 평양을 융단 폭격' 할 수 있다.

미국이 B-1B를 다시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은 5차 핵실험을 감행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B-1B를 한시적으로 한국에 착륙시키기로 한 데는 한반도 상공 비행만으로는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보여줄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B-1B 2대의 한반도 전개 당시 일각에서는 미국이 북한 앞에서 '에어쇼'를 한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나왔다. 확장억제란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오산기지에 착륙하는 B-1B가 수일 정도 머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미 7공군은 오는 24∼25일 부대 공개행사인 '에어 파워 데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B-1B를 일반에 공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B-1B는 미국이 극히 민감하게 여기는 전략무기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에도 모습을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괌 기지에 배치된 B-1B뿐 아니라 B-2나 B-52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방안을 막판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B-2와 B-52가 한국에 전개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미국이 이들 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가오리를 닮은 독특한 모양때문에 '검은 가오리'로 알려진 B-2는 B61/B83 핵폭탄 16발과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있다. 재급유 없이 최고 1만2천230㎞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최근 미 중부 미주리 주 위템 공군기지에 있던 3대가 괌으로 이동 배치됐다.

B-52는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가 1만6천㎞에 달한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날아가 폭격한 후 돌아올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로 단독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땅 깊숙이 파고들어 지하동굴을 파괴하는 가공할 폭탄인 '벙커버스터'를 탑재해 전시에 지하시설에 있는 북한 지도부를 타격할 수 있다. 핵탄두 탑재도 가능하다.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나흘 뒤에도 한반도에 급파된 적이 있다.

미국은 앞으로도 전략무기를 순차적으로 한반도에 전개해 대북 압박의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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