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M&A시장 대어 금호타이어, 금호그룹 재건 운명갈림길 '기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금호그룹의 재건에 나선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호산업인수로 7228억원을 지불한 박삼구 회장이 개인자격으로 1조원 안팎으로 예측되는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이에 재계에선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고 그룹안팎에서 자금을 조달해 입찰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연합뉴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를 통해 금호타이어 지분을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한다.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나면 11월 예비입찰을 거쳐 내년 1월께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행 상황에 따라 단계별 일정이 1∼2개월 늦춰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매각하는 지분은 2009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채권단이 보유하게 된 6636만8844주(지분율 42.01%)다. 시가로는 약 7500억원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1조원 안팎의 가격에 매각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매출액을 기준으로 국내 2위, 세계 12위 타이어업체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생산라인과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로 꼽힌다.

이에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들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브리지스톤, 미쉐린, 요코하마타이어 등 외국 기업들이 잠재적인 매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관심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수전에 뛰어드느냐에 쏠린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금호타이어의 경우 박삼구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매각가를 수용하면 우선협상대상자에 앞서 인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금호타이어


박삼구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들고 있는 상태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지난해 7228억원의 가격에 금호산업을 인수한 박삼구 회장이 1조원 안팎에 이르는 금호타이어까지 인수할 만한 여력은 부족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금호그룹의 재건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되찾으려는 의지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하고 그룹 차원에서 금호타이어의 매각 입찰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금을 모으고 응찰자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글로벌 브랜드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만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의 인수자금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이지만 인수 의지가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성패 여부는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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