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경제의 선순환을 이루려면 고급 기술 수출산업과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일 '경상수지 흑자 확대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07억3,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였지만 불황형 흑자였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경상흑자의 원인으로 ▲내수부진으로 인한 수입 수요의 감소 ▲국제유가 하락 ▲고품질경쟁력 수출품의 비중 확대 등을 꼽았다.

그는 "최근 경상수지 흑자 급증의 상당 부분은 수입 수요 둔화와 투자 감소 등 내수 부진의 심화로 나타난 저성장의 어두운 그림자"라며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경상 흑자와 내수 부진을 의미하는 '불황형 흑자'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에는 경상 흑자가 '기업이익 증가→투자·고용 확대→내수 회복'과 '원화가치 상승→경상수지 악화'의 경로로 수지가 균형을 찾아갔지만, 최근에는 기업이 국내보다 해외 투자를 선호하고 환율의 조절 능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험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확장적인 재정정책, 투자활성화 지원을 통해 내수 성장률과 총투자율을 높여야 한다"며 "안정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려면 고위·중고위 기술로 분류되는 수출산업으로 산업구조를 바꾸는 데에 힘쓰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