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일본은행이 장단기 금리 조작이라는 새로운 금융완화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앞으로 장·단기 채권 금리를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사들이는 자산의 구성을 바꿔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단기금리를 끌어내려, 그동안 금융완화 정책의 영향으로 평탄화된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경직된 모습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인 기준금리는 현행 -0.1%를 유지하고, 장기금리 지표물 10년물 일본 국채 금리를 0% 선에서 관리하기로 했다.

실제로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0.005%까지 올라 지난 3월 이후 반년 만에 처음으로 한 때 마이너스 영역에서 벗어났다.

장·단기금리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연간 본원통화를 80조엔 늘리겠다는 기존 목표치가 단기간에 한정해서는 소폭 등락할 수 있다는 게 일본은행의 설명이다.

일본은행은 아울러 국채 매입자산의 평균 만기 목표치는 폐기했다.

일본은행이 수익률 곡선 관리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를 비롯해 2013년 4월부터 지속해온 금융완화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일본은행의 조종으로 장·단기금리 차가 확대되면 예대마진으로 먹고사는 금융기관들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일본 금융기관들은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수익성 악화에 시달려 왔다

또 경기부양이라는 궁극적 목표 달성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일본은행으로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장기 금리가 올라가면 경기에 대한 기대 심리를 제고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기금리를 끌어올리고 단기금리는 내리겠다는 일본은행의 복안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11년 9월 미국 경기부양을 위해 시행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는 정반대 조치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만기 3년 미만 국채를 팔고, 그 자금으로 장기국채를 매입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 스티프닝(가파른 경직)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날 장외시장에서 한국 10년물 채권금리는 1.614%로 전거래일보다 3.9bp(1bp=0.01%) 뛰었지만, 3년물 금리는 1.345%까지 0.9bp 상승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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