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KDB산업은행이 한진해운의 물류 대란 해소를 위한 자금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지만 산업은행 측은 부인했다.

21일 일부 언론은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지원금액을 확정하면 600억원 한도에서 나머지 부족분을 산업은행이 채워주는 방식으로 대한항공과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물류대란 장기화로 국가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지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한 발짝 물러섰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물류 대란 해소를 위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 400억원과 대한항공을 통해 600억원을 추가 지원하는 등 1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금융기관에 ㈜한진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아 마련한 400억원을 지난 13일 한진해운에 입금했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도 100억원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지난 6일 한진해운에 600억원을 긴급 수혈하는 내용의 지원안을 내놓았으나 사외이사들의 반발로 보름이 지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수백억원의 거금을 지원했다가 돌려받지 못하면 대한항공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게 되고, 결국 배임 등 법적 문제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사내유보금을 꺼내 지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운송비인 매출채권은 2000억원가량의 규모지만 받지 못하는 채권이 있는 등 담보 가치를 산정하기가 어려워 600억원을 모두 채우지 못할 수 있는 만큼 산업은행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는 예상이다.

하지만 이날 보도가 나온 후 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항공은 이미 약속한대로 600억원 전액에 대해 대한항공의 책임 아래 지원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방안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하역이 늦어지면서 한진해운이 선주들에게 선박을 돌려주면 지급하지 않아도 될 용선료와 연료비가 매일 210만 달러(한화 23억4000만원)씩 불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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