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올림픽 필수코스인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대회'를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김연아는 21(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총점 219.11(쇼트 74.92·프리 144.19)을 획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 김연아/뉴시스
 
값진 결과지만 부상 탓에 불참한 그랑프리 대회가 끝내 아쉬움을 남긴다.
 
김연아는 올림픽 출전을 앞둔 지난해 9월 중족골(발등과 발바닥을 이루는 뼈) 미세손상 진단을 받아 2013~2014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2차 캐나다 대회와 5차 프랑스 대회 참가를 모두 취소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시즌에는 그랑프리 시리즈 때 새 시즌 프로그램을 공개한다. 이후 2~3개 대회를 소화하며 부족한 부분을 가다듬고 올림픽에 맞춰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린다.
 
하지만 김연아는 부상으로 이 같은 과정이 생략될 수밖에 없었다. 올림픽 프로그램을 공개하겠다는 계획도 기약 없이 뒤로 미뤄졌다.
 
결국 부상에서 회복한 지난해 12월에서야 크로아티아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대회'에 참가, 뒤늦게 올림픽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실전 무대를 가졌다.
 
김연아는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시간에 쫓겨 더 이상 국제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한 차례 리허설로만은 부족함을 느낀 김연아는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 번 프로그램을 다듬었지만 그랑프리 대회 만큼의 실전감각을 끌어올리기는 다소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연아는 소치대회에서 그랑프리 불참공백이 전혀 엿보이지 않는 연기를 펼쳤다. 그는 소치대회를 포함해 7개 대회 연속 200점대를 돌파하는 빼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그러나 언제나 기대 이상을 보여준 김연아기에 조금 더 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면 더욱 완벽한 연기를 펼치지 않았을 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