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21년 만의 프로야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두산은 오는 10월 29일부터 시작할 예정인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다.

두산은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케이티 위즈와 홈 경기에서 오재일의 투런포를 앞세워 9-2로 역전승했다.

최근 9연승을 달리면서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시즌 90승(1무 46패)째를 거둔 두산은 남은 7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올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두산은 이날 한화 이글스를 7-2로 꺾은 2위 NC 다이노스(74승 3무 53패)와 11.5경기 차를 유지했고, NC가 남은 14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1위 자리를 지킨다.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은 단일리그제에서 1995년 이후 21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다. 두산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플레이오프 승자와 7전4승제로 벌이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2년 연속 시리즈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두산은 지난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뒤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2001년 이후 14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OB 시절 포함)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10월 29일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그동안 정규시즌 1위 팀은 총 25차례(1982∼1988년 전·후기리그, 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 한국시리즈에서 21차례나 우승했다. 우승 확률은 84%나 된다.

두산은 이날 선발 투수 장원준이 6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5승(6패)째를 챙기면서 KBO 리그 최초로 한 시즌 15승 이상 투수 4명을 배출하는 새 역사도 썼다.

올 시즌 두산에서는 다승 부문 1∼3위에 올라 있는 선두 더스틴 니퍼트(21승 3패), 마이클 보우덴(17승 7패), 유희관(15승 5패)이 장원준에 앞서 시즌 15승 이상을 거뒀다.

1982년 삼성 라이온즈(권영호·황규봉·이선희 각각 15승), 1994년 LG 트윈스(이상훈 18승·김태원 16승·정삼흠 15승), 2000년 현대 유니콘스(김수경·임선동·정민태 각각 18승)에서 시즌 15승 이상 투수 세 명씩이 나왔지만 한꺼번에 네 명은 올해 두산이 처음이다.

니퍼트, 보우덴, 유희관, 장원준 등 이른바 '판타스틱 4'(F4)가 68승을 합작하는 등 두산 선발투수는 이날까지 시즌 74승을 올려 2000년에 현대가 세운 선발 최다승(74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두산은 허준혁이 4승, 고원준과 안규영 1승씩 보탰다.

지난해 프로 팀 지휘봉을 처음 잡은 김태형 두산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이어 정규시즌 우승을 차례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제 두산은 남은 정규시즌 7경기에서 2승만 더하면 KBO 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운다.

현재 시즌 최다승 기록은 현대 유니콘스가 2000년 달성한 91승(2무 40패·승률 0.695)이다. 당시 정규리그는 올해보다 팀당 11경기가 적은 133경기를 치렀다.

홈 팬 앞에서 정규리그 우승 축포를 쏘아 올릴 기회를 잡은 두산은 시즌 15승에 네 번째 도전하는 장원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케이티는 두산전에 통산 5차례 등판해 패배없이 2승만 기록 중이던 주권으로 맞불을 놓았다.

선발 투수의 호투로 양 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장원준은 2회 무사 1,3루 위기를 넘기는 등 5회까지 세 차례나 선두타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3회에도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으나 1∼3번 타자인 이대형, 박용근, 유한준을 잇달아 삼진으로 몰아냈다.

장원준은 5회에도 1사 1,3루에 몰렸지만 이대형을 삼진, 대타 이진영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주권은 5회까지 사4구 하나 없이 5안타만 매주고 삼진 3개를 빼앗으며 역시 실점없이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6회초 케이티 공격에 가서야 균형이 깨졌다. 선두타자 유한준이 볼넷을 골랐고 1사 후 윤요섭의 안타로 주자 1,2루가 되자 오정복이 중전안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케이티는 계속된 1사 1,2루에서 다시 후속타 불발로 추가 득점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러자 두산이 6회말 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국해성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기회를 열자 오재일이 주권의 초구를 노려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이어 김재환이 볼넷으로 출루하고는 주권을 케이티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후에도 두산은 양의지가 바뀐 투수 고영표의 투구에 몸을 맞아 무사 1,2루로 찬스를 이어갔다.

대타 민병헌이 케이티 세번째 투수 이창재와 대결해 유격수 병살타를 쳤지만 2사 3루에서 오재원이 3루 쪽으로 댄 기습번트에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3-1로 달아났다.

두산은 7회 1사 1,3루에서 대타 이원석의 희생플라이로 추가 득점했다. 8회에는 타자일순하면서 2루타만 세 개나 때리는 등 케이티를 더욱 몰아붙이면서 5득점하고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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