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벌인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를 이용한 고객 중 한 달 내 대출을 상환한 비율이 10%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30일 무이자 대출 이벤트를 실행한 4개 저축은행과 3개 대부업체에서 나간 무이자 대출 건수는 총 4만3699건이었다.

무이자 대출 총액은 2144억9300만원으로, 건당 평균 대출액은 490만원이었다.

그러나 이 중 30일 안에 상환이 완료된 대출은 2702건으로 전체 대출의 6.2%에 불과했다. 나머지 4만997건은 30일 무이자 혜택 기간 안에 대출을 갚지 못해 20%가 넘는 고금리를 부담했다.

30일 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4만997건 중 30일을 넘겨 갚은 대출은 9127건(20.9%)이었고, 지난달 말 기준으로 여전히 대출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대출은 3만1870건(72.9%)이었다.

이같은 무이자 대출은 OK저축은행으로 대표되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이 가장 많았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OK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 미즈사랑을 통해 총 3만7천962건으로 전체 무이자 대출 건수의 92.6%를 차지했다.

OK저축은행은 2만3674건의 30일 무이자 대출이 나갔으며 이 중 1292건만이 30일 안에 대출 상환이 됐다. 30일 안에 대출을 갚지 않으면 평균 25.5%의 금리가 적용됐다.

또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과 미즈사랑의 30일 무이자 대출은 각각 1만3431건, 857건이었다.

이 중 932건, 34건만이 30일 안에 대출을 갚아 무이자 혜택을 누렸고 나머지는 30일을 넘겨 각각 28.83%, 30.49%의 금리가 적용됐다.

이렇게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신용등급에도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신용 평가기관에 대출 정보가 전달된다.

문제는 신용 평가 회사들은 개인 신용 평점을 계산할 때 어떤 금융기관과 거래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개인 신용 평점 계산 때 감점 요인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상반기 말까지 OK저축은행에서 30일 무이자 대출을 받은 뒤 다시 OK저축은행과 대출 거래를 한 사람은 1220명이었다.

이 중 최상위 등급인 1~2등급인 사람이 21명이었지만 두 번째 거래할 때는 최상위 등급은 3명에 불과했다.

또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3~4등급은 100명에서 73명으로 줄었다. 반면 5~8등급은 1099명에서 1142명으로 늘었다.

민병두 의원은 "일부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에서 30일 무이자 상품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는데, 이러한 상품이 발목잡기로 고객의 신용을 해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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