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민주주의 무시 야당 날치기는 제 발등 찍기…암흑정치에 빛
   
▲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대한민국 정치권이 조선시대 4색당파와 같은 사생결단식 싸움질을 하면서도 나라가 굴러가는 것은 현명한 국민 덕분이다. 때마다 투표로 이들을 심판하고 독초는 뽑아 내버린다. 역사의 장강에서 탁류에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지도자를 알아보고 선택해왔던 국민이 있기에 가능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을 두고 야당이 정치투쟁에 정신줄을 놔도 "잘못됐다"고 소신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국민을 보는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얻은 38석의 민의를 깡그리 무시하고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좌로 질주하는 국민의당에서 황 의원과 같은 정치인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알다시피 야당은 새누리당과는 다르게 다른 목소리를 내기가 상대적으로 힘든 곳이다. 입만 열면 정당 민주주의를 떠들지만 강경파 시민단체나 하는 터무니없는 정치투쟁도 군말 없이 따라야 버틸 수 있는 곳 아닌가.

그런 분위기는 태생이 같은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나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속에서 황 의원이 야당 정략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묵직한 울림을 준다. 말이 나왔으니 한 번 따져보자. 세금 낭비로 여론 비난을 산 세월호특조위 연장이나 미운놈 때려잡겠다고 한낱 시민단체에 불과한 어버이연합 청문회와 같은 정파의 이익 때문에 여당과 흥정할 카드로 김 장관 해임안을 써먹는다는 게 입만 열면 민생 타령으로 정부 공격하는 야당이 할 짓인가. 

안 그래도 농정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인 어려운 현실이다. 수년째 쌀값 폭락에 농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곧 시행하는 김영란법 여파가 어찌 될지 축산업 농어업에 종사하는 민심도 타들어 간다. 야당은 이런 민심 앞에 그 잘난 위선이 부끄럽지 않나. 김 장관은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이 분야 전문가다. 김 장관 특혜대출이니 특혜이자니 노모의 건강보험료 문제니 하는 의혹도 해소가 됐다. 

   
▲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을 두고 야당이 정치투쟁에 정신줄을 놔도 "잘못됐다"고 소신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국민을 보는 정치를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헌법과 민주주의 짓밟은 야당의 민낯

본인 해명에다 의혹과 관련된 기관에서 사실여부를 확인해줬고, 일부나마 야당 의원들도 "그 정도면 장관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오히려 의혹을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허위 폭로를 했다가 멀쩡한 공직자를 음해했다고 여론의 비판을 받기까지 한 사항이다. 김 장관 해임안의 부당성은 너무나 명백해 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가 없을 정도다. 

황 의원이 지적한 대로 야당은 김 장관 인사청문회를 하기 전부터 해임안을 내겠다고 별렀다. "한 놈만 골라 패겠다"고 노골적으로 표적 사냥의 의도를 드러냈다. 황 의원은 이런 야당 행태를 "(청문회 전인) 8월 30일 다른 야당 지도부가 '김재수 후보자는 구속감이기에 만약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 바로 해임건의안을 내겠다'고 선언했다"며 "검증 절차를 해보기도 전에 언론에 보도된 일부 의혹을 그대로 믿은 채 낙마, 해임건의안 제출 등을 사전 예고해버렸다"고 오류를 지적했다.  

국무위원 해임안 조건은 헌법정신을 담은 헌법학 교과서에서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국무위원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을 때, 중대한 정책적 과실이 있을 경우, 또 국무위원으로서 대통령을 잘못 보좌했을 경우다.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내용들이 사실도 아닌데다 그것들은 일 시작한지 이제 한 달도 채 안 된 장관을 해임시키겠다고 국회가 나설 사유가 전혀 될 수 없다는 점도 증명하고 있다. 

야당은 김 장관 해임사유 '꺼리'를 찾다 못해 경북대 동문회 사이트에 올린 흙수저 글 하나를 가지고 트집을 잡았다. 해임건의 사유 운운했다. 황 의원 말대로 지독하게 궁색한 강변이다. 한술 더 뜬 더불어민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은 자기 위치도 잊고 해임안을 통과시켜주려고 국회법을 무시하면서까지 대놓고 야당을 도왔다. 이게 입만 열면 여권을 상대로 민주주의와 헌법 정신을 따지는 야당의 진정한 민낯이다. 이런 야당이 요구하는 협치란 것도 결국 굴복의 다른 말 아닌가. 

국운이 기운다, 제2의 황주홍이 절실하다

황 의원이 김 장관 해임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후에 기자들에 보낸 메시지는 지금 정치권 모두가 가슴을 치며 새겨야 할 아픈 말이다. 

"야당도 아집·불통의 박 대통령을 혼내주고 본때를 보였다는 점에서 잠시 득의에 찰 수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나라와 야당 측에 무슨 유리가 있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정치권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은 불편한 진실은 한국의 국운이 쇠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지금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는 게 1인당 국민소득 수준만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차기 정권을 잡겠다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부여당에 흠집내기에 골몰하는 제1야당. 박물관에나 넣어둬야 할 햇볕정책을 바이블처럼 붙들고는 국민이 쥐어준 캐스팅보트를 정치공세용으로나 쓰는 제2야당이 득세하는 작금의 혼란스러운 현실은 분명 국운이 기울고 있다는 징후다. 

그나마 황 의원과 같이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기에 아직은 희망을 붙들어 봄직 하다. 정치투쟁으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착각하는 더민주당과 존재의 이유마저 상실한 국민의당에서 황주홍과 같은 보석과 같은 인물을 더 보았으면 하는 건 필자만의 무리한 기대일까. 착각하면 곤란하다. 

필자는 야당더러 여당의 편을 들어줘야 깨어있는 정치인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김재수 장관 해임안처럼 말도 안 되는 억지로 야당이 스스로 정쟁에 휘둘리는 자멸의 무리수를 두면 최소한 "그건 아니다"고 말할 줄 아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걸 얘기하고 싶은 것뿐이다. 

국회가 상식을 찾자는 황 의원의 목소리는 순간의 외침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싶다.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더 많은 정치꾼들이 깨몽해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칠흑 같은 한 밤 중 깊은 골짜기를 걷고 있는 위태로운 이 시대 이 나라 국민이 살 수 있다. /박한명 미디어그룹 '내일' 대표·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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