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사회주의 이념…차별적 선택, 신상필벌이 성장 동력
   
▲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
경제민주화는 유사 사회주의 이념

오늘날 전 세계는 물론 한국 사회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유사 사회주의 이념인 경제민주화의 열병에 걸려 있다. 너도나도 그럴듯하게 경제에 민주주의 평등 이념을 덧씌워 인기 경쟁을 하고 있고, 지식인들도 덩달아 부화뇌동하고 있다. 여기에다 요즘에는 동반성장이니 포용적 성장이니, 개념이 모호한 그래서 더 그럴듯하게 들리는 유사 이념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이들 이념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같이 경제적으로 더불어 사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사회주의 이념을 담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첫째는 왜 세계는 이 시점에서 그렇게 경제적 평등을 갈구하게 되었는가이고, 둘째는 그럼 이런 이상이 실현될 가능성은 있는가이다.

첫째 질문에 대한 답은 오늘날이 과거에 비해 기대보다도 경제적 격차가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는 보다 경제적으로 평등한 세계를 꿈꾸고 사회주의나 수정자본주의 혹은 사회민주주의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오히려 역으로 불평등의 심화를 가져왔으며, 이에 더 적극적으로 평등에 대한 열망을 키우게 된 것이다. 경제민주화, 동반성장, 포용성장이라는 개념 모두가 평등의 열망을 담고 있는 것이다. 단지 옷을 새로 갈아입었을 뿐이지 유사 사회주의 이념임에는 크게 차이가 없다.

인간에게는 차별적 선택 본능 존재

그럼 이들 새로운 포장으로 등장한 경제적 평등의 이념이 실현될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불행하게도 그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경제에 민주라는 평등의 이념이 결합된 경제민주화는 기업 경영에서 모든 구성원이 일인일표의 민주 원리에 따라 동등한 권리와 임금을 향유하는 경영민주화를 통해 모든 경제주체들이 평등한 경제적 지위를 향유해야 한다는 평등 이념을 담고 있는 것이다.

공산혁명을 하자고 하지는 않지만 일인일표식 민주주의를 통해 경제평등이라는 사회주의 이념을 실천하자고 하는 것이다. 동반성장이나 포용적 성장도 실상은 차등과 차이가 없는 민주적인 평등한 성장을 원하고 있다.

그럼 모두 더불어 같이 평등한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 무슨 문제란 말인가? 뜻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가 오히려 더 불평등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우리의 경우는 오늘날의 저성장과 양극화가 지난 30여 년 동안 소위 87년 체제하에서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대기업 규제와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주의 평등 이념을 추구해온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경제민주화를 더 강화하여 풀겠다고 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정말 경제가 결딴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사진=연합뉴스


우리 인간은, 정치인들이 늘 그러듯이, 공적인 공간에서는 항상 평등이라는 아름다운 이상을 내세우지만 사적인 공간인 시장에서는 항상 잘하는 경제주체를 선택하여 차별적으로 더 많은 지원을 함으로써 정반대로 경제적 차등과 차이, 불평등을 조장하는 표리부동한 존재이기 때문인 것이다.

아무리 민주, 평등, 공정, 동반, 포용이니 하는 이념을 내걸어도 시장에서 우수한 기업과 제품, 서비스를 선호하는 차별적 선택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이념들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선택 본능을 무력화시키면, 사회주의 몰락을 통해 경험했듯이, 아무도 선택받기 위한 노력을 할 리가 없기 때문에 결국 모두 하향 평준화되면서 극소수의 권력자들을 빼고는 모두 가난해지는 저성장과 양극화에 직면하게 된다.

한편 선택 본능을 적절히 규제하면 보다 평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경험은 이런 중용의 길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 실패하고 있는 수정자본주의나 사회민주주의가 바로 그 중용의 길이기 때문이다.

저성장 양극화의 해법, 자조와 신상필벌 강조하는 공정한 차별 대우

우리의 경우는 오늘날의 저성장과 양극화가 지난 30여 년 동안 소위 87년 체제하에서 균형발전을 위한 수도권`대기업 규제와 경제민주화라는 사회주의 평등 이념을 추구해온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경제민주화를 더 강화하여 풀겠다고 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정말 경제가 결딴나는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경제민주화를 내세우지도 소득 재분배를 내세우지도 않고 자조 정신과 자기 책임, 신상필벌을 강조했던 박정희개발연대는 ‘모두 같아지지는 않지만 모두 같이 발전하는’ 세계 최고의 동반성장을 실현하였다.

노력과 성과에 따른 공정한 차별 대우만이 각자의 성장과 발전의 동기를 유인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동반`포용성장, 나아가 경제민주화도 실현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좌승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영남대 박정희새마을대학원 석좌교수

   
▲ 아무리 민주, 평등, 공정, 동반, 포용이니 하는 이념을 내걸어도 시장에서 우수한 기업과 제품, 서비스를 선호하는 차별적 선택 본능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이념들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 사회적경제, 경제민주화를 내세우는 더민주는 이를 간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글은 매일신문 [이른 아침에] 코너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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