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29·한국명 안현수)이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의 최고 스타로 우뚝 섰다.

빅토르 안은 22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에서 41초471로 1위를 차지했다.

   
▲ 안현수/뉴시스


1000m 우승으로 러시아 쇼트트랙 역사상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빅토르 안은 500m까지 접수했다. 빅토르 안은 30분도 채 안 돼 진행된 5000m 계주에서도 러시아의 금메달을 진두지휘하며 3관왕에 등극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3개의 금메달(1000m·1500m·5000m 계주)을 획득한 빅토르 안은 8년 만에 다시 3관왕을 차지하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세 차례(2002년·2006년·2014년) 올림픽에서 따낸 메달은 금 6·동 2개로 총 8개다. 미국의 안톤 오노(금2·은2·동4)와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로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순도는 훨씬 높다.

빅토르 안은 단점을 보였던 500m에서도 금메달을 획득해 올림픽 쇼트트랙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가져가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빅토르 안은 500m 결승에서 스타트 타이밍을 놓쳐 4명의 선수 중 최하위로 레이스를 출발했다. 짧은 시간에 순위가 결정되는 500m의 특성상 금메달 획득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빅토르 안은 무리하지 않고 기회를 엿봤다. 페이스를 조절하던 빅토르 안은 세 바퀴를 남기고 리앙웬하오(중국)가 넘어지자 본격적으로 힘을 냈다.

다음 코너에서 찰리 커노어(캐나다)를 제친 빅토르 안은 마지막 바퀴에서 우다징(중국)까지 추월,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안쪽과 바깥쪽을 넘나드는 추월 기술에 경쟁자들은 꼼짝없이 당했다.

빅토르 안의 활약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잠시 숨을 돌리고 링크로 돌아온 빅토르 안은 5000m 계주에서도 펄펄 날았다.

러시아는 레이스 초반 미국과 함께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중국과 네덜란드가 충돌로 넘어지는 행운까지 따랐다.

러시아는 15바퀴를 남기고 미국에 1위를 내줬다. 하지만 러시아에는 '해결사' 빅토르 안이 버티고 있었다.

7바퀴를 남기고 바통을 넘겨받은 빅토르 안은 미국이 주춤하는 사이 잽싸게 1위로 등극했다.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는 남은 힘을 쥐어짜며 미국의 추격을 따돌렸다. 러시아의 6분42초100은 올림픽신기록이다.

한편 파이널B에 출전한 한국 남자 대표팀은 6분43초921로 캐나다(6분43초747)에 뒤진 2위로 골인했다. 남자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단 1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