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이틀째를 맞은 가운데 또 다시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이 헛걸음을 반복하는 상황이 속출했다.

   
▲ 27일 2016년도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장 모습./미디어펜

국감 첫날인 26일에는 여야의 대치에 따라 18개 국회 상임위 중 8개 상임위 국감은 열리지도 못했다. 이튿날인 27일에도 파행이 이어지면서 이번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이 시간만 허비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다.

26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된 천강옥 삼성전자 부사장, 김재필 티브로드 대표 등은 국감장에서 대기하다 돌아가게 됐다.

27일에도 김현철 상품본부장을 비롯해 이동통신 3사 부문장 등이 국감 파행으로 헛걸음을 했다. 

이외에도 미방위는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해 홈쇼핑 7개사 대표를 불러 협력사에 대한 ‘갑질’ 논란에 대해 질의할 예정이었다. 정무위원회에서는 이상운 효성 부회장의 출석이 불발됐다.

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상임위에서는 국감이 열리긴 했지만 여전히 ‘반쪽’ 진행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6일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약 1시간 반 가량 의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상생경영 등이 주로 다뤄진 지난해에 비해 별다른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에 대한 질의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진행된다.

이처럼 다수의 기업인들이 국감에 무작위로 불려나오는 상황에서 애당초 거론되던 일부 업체 대표는 증인에서 최종 제외되기도 했다.

산자위는 김범석 쿠팡 대표와 변광윤 이베이코리아 대표 등을 협력사 상품 판매 중단 등과 관련해 증인으로 부를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적으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들 업체에서는 “관련 사항에 대해 소명이 완료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영 중책을 맡은 기업인들이 매년 이맘때 국감을 위해 시간을 소모하는 것은 업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실제 진행마저 허술하다는 점에서 “누구를 위한 국감인가”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야 대치로 국감 파행이 계속된다면 올해도 ‘보여주기 식’ 또는 ‘원칙을 알 수 없는’ 국감이라는 질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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