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2013년 6월 15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898회, 2015년 7월 18일 994회 방송분 '그것이 알고 싶다'는 하나의 사건을 다뤘다. 2000년 발생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을 소재로 영화 '재심'(가제·주연 정우 강하늘)도 현재 제작 중이다. 세간의 관심과 주목, 그리고 석연치 않은 점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두 번씩이나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룬 것은 끊임없는 진범 의혹, 새로운 증거, 불법 체포·구금 등 강압수사로 인한 가혹행위 등의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익산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2013년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범인으로 지목된 당시 16세 였던 최모(32)씨는 10년을 복역하고 2010년에 만기 출소했다.

28일 16년 전 사건을 담당했던 형사가 목숨을 끊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이날 사건 당시 수사팀 막내였던 K(44) 경위가 목을 맨 채 숨졌다고 밝혔다. K경위는 지난달 25일 열린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재심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한 증인 중 한 명이다.
 
경찰은 K경위가 심리적 자책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의 휴대폰에는 유서 형태의 내용이 저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담당 형사로 재심 증인이었던 경찰의 죽음으로 다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대한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2015년 7월 18일 994회 방송분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쳐.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 경, 전북 익산의 약촌 오거리에서 40대 택시기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강도를 당했다"며 동료에 무전을 쳤다. 12군데나 예리한 흉기에 찔린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범인을 찾기 위해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는 경찰에게 동네 다방에서 배달 일을 하던 16살의 최군이 나타났다. 최군은 자신이 범인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 최군의 증언을 토대로에 범인의 몽타주까지 확보했다. 하지만 3일 뒤, 사건은 놀랍게도 목격자가 범인이라는 ‘반전’을 맞게 된다. 최초 목격자였던 최군이 바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 된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최군이 앞서가던 택시기사와 시비가 벌어지자 갖고 있던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고 했다.

사건 현장에서 많은 양의 피를 흘리며 쓰러진 피해자. 하지만 피해자의 혈액은 최군의 소지품 어디에서도 검출되지 않았고 최군의 지문도 나오지 않았다. 뚜렷한 물적증거를 찾아내지 못한채 자백만으로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2001년 2월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그해 5월 광주고법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으로 감형되자 상고를 취하하고 10년을 꼬박 복역했다.

사건 발생 2년 8개월이 흐른 2003년 3월 군산경찰서는 관내에서 발생한 택시 강도 미제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이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첩보를 접했다. 경찰은 당시 용의자로 지목된 김모(당시 22)씨를 붙잡았으며 김씨로부터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하나의 사건에 두 명의 범인이 나타난 이 사건에 대해 세상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사건의 구체적인 물증이 발견되지 않은 데다 김씨와 그의 친구가 진술을 번복하면서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직접 증거가 없자 검찰은 기소조차 못 했다. 사건은 그렇게 흐지부지 됐다.

최씨는 2013년 재심을 청구했다. 광주고법은 최씨가 불법 체포·감금 등 가혹 행위를 당한 점, 새로운 증거가 확보된 점 등을 들어 재심을 결정했다. 검찰은 항고했지만,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검찰의 항고를 기각했다. 재심은 현재 광주고법에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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