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미르재단 무책임 의혹캐기 재탕삼탕, 실무자 소환 행정조직 근간 흔들어
27일 저녁 세종정부청사 국회 교문위 국감장.

증인으로 소환된 문화체육관광부 H 대중문화산업과장. 한류확산을 책임진 주무과장이다. 최근 과로로 인한 감기몸살과 천식 등으로 병원치료를 받아왔다. 병약한 몸에도 불구, 이날 하루종일 국감장에 출석해 수난을 당했다.

야당의원들은 네차례나 H과장을 증인대에 불러 미르재단의 인가와 관련한 의혹 공세와 추궁을 했다.

그는 국감장에서 답변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신 기침을 했다. 아픈 몸을 참고 있으려 했지만, 몸살과 천식 현기증으로 인한 콜록콜록을 참을 수 없었다. 야당의원들의 고압적 추궁에 잔뜩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야당의원들은 위압감을 느끼고 있는 해당과장에게 유도성 질문을 퍼부어 원하는 답변을 얻어내려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원들은 하과장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고 꼬투리를 잡으려 했다.  

   
▲ 야당단독으로 28일 진행된 문체부 국감에선 실무자까지 소환해 미르재단관련 의혹 공세를 벌이는 등 파행으로 얼룩졌다. 조윤선 문체부장관이 야당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문위 국감장은 미르재단 설립의혹을 파헤치려는 야당의원들의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질문과 추궁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조윤선 문체부장관은 "실무자들이 이번 일로 충격을 받고 겁도 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답변이 부족할 경우에나 부르자고 야당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야당의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국감 답변은 장관과 차관이 하는 게 관행이다. 장차관이 부처를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당이 실무자까지 불러서 정치공세의 희생물로 삼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정책국감은 온데간데 없었다. 오로지 정치공세 국감, 아니면 말고식 의혹케기 국감이 판쳤다. 실무자를 증인대에 소환할 경우 공직사회가 심각하게 동요한다. 문체부 뿐만 아니라 다른 부처 공직자들도 야당의 이번 소환행태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받는 실무공직자들을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최악의 갑질 행태다. 야당의 행태는 공직사회로부터 거센 반발을 초래할 것이다. 

여당의원들의 불참속에 진행된 이날 국감은 야당 단독으로 15시간 이상 진행됐다. 28일 새벽이 돼서야 종료됐다.

야당의원들의 공세에 심신이 녹초가 된 H과장은 끝내 국감장 밖으로 나갔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이 "과장은 국감수행에 방해가 되니 밖에 나가라"고 했다. 과장 대신 K 주무관에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그는 복도에 나가자마자 이내 쓰러졌다.

H과장은 한달전부터 야당 보좌관들의 숱한 전화와 자료제출 요구에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국감 수일 전부턴 수면을 취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야당의 '갑질국감'이 실무공직자로 하여금 심신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만들었다. H과장은 신한류 확산에 열정을 쏟아왔다고 한다.  

K 주무관도 역시 저녁부터 29일 새벽 1시까지 이어진 야당의원들의 유도성 질문과 꾸중에 곤욕을 치렀다. 김주무관은 1년전에 대중문화산업과에서 다른 과로 전보된 상태였다.

오래전 맡은 업무라 기억이 나지 않거나, 잘 모를 수 있는 게 당연했다. 야당의 노회한 유도성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것은 불가피했다. 

야당은 주무관을 증인대에 세워 말꼬투리를 잡았다. 서류를 조작했네, 사기를 쳤네 하면서 질타했다. 

야당이 실무자들을 소환한 것은 문체부 역대 국감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야당의 갑질 행태는 정부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  아무리 정치공세를 벌인다고 해도 실무자를 불러다 혼내는 것은 금도를 넘어선 것이다.

유성엽 교문위원장의 편파적 사회도 의혹캐기식 정치국감을 부채질했다. 국감은 밤 12시가 되면 종료해야 한다. 유위원장은 여당간사가 없는 상태에서 야당간사간에  협의했다는 이유로 29일 새벽까지 연장했다. 야당만의 해방구같은 국감으로 변질시켰다.

유위원장은 한류업무에 헌신했던 K주무관을 조롱하는 듯한 말도 했다. "왜 서울 서계동 문체부사무소에서 전경련 관계자를 만났냐"고 따졌다. 유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사지선다형으로 답변을 유도했다.

그는 "한류업무에 애착이 강했지만, 예산 부족을 절감했다"고 답변했다. 당시 마침 전경련에서 연락이 와서 만났다고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산업과 문화의 융복합화를 통한 고부가가치 수출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전경련측과 접촉해서 문화한류 활성화방안을 협의했다고 해명했다. 

유위원장은 주무관에게 마치 왜 열심히 일해서 욕을 먹느냐는 식의 조롱을 했다. 공무원들의 사기를 꺾는 훈계였다.  
 
야당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기존 의혹을 재탕 삼탕했다. 결정적인 한방이 없었다. 역시나 무책임한 의혹공세만 벌였다. 

의원들의 갑질행태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의원들의 특권을 내려놓자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면책 특권과 공항 귀빈실 이용 등이 대표적이다.

국감은 정부업무에 대한 감시 감독을 위해 필요하다. 지금 벌어지는 국감은 정책국감이 아닌, 부처혼내주기, 정권흔들기 국감으로 변질됐다. 무책임한 폭로공세로 일관하기도 한다.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을 괴롭히는 '슈퍼갑질국감'은 조속히 청산돼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