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A매치'로 불리는 6개 주요 금융공기업의 공개채용에 지원자가 몰리며 평균 경쟁률이 80대1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산업은행,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이 서류전형을 마감했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은 50명 모집에 3500명이 지원해 70 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산업은행의 작년 경쟁률은 57 대 1이었다. 금감원도 약진했다. 55명 모집에 3630명이 지원해 66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작년 경쟁률은 57 대 1이다.

금감원은 다른 주요 금융권 공공기관과 필기시험을 같은 날에 치렀으나 올해는 필기시험 일자를 일주일 앞당겼다.

한국은행은 작년 57.6 대 1에서 올해 60.5 대 1로 소폭 상승했다. 65명 선발에 3390명이 지원했다.

금융공기업 가운데 경쟁률 1위는 예금보험공사다. 30명 모집에 4957명이 몰려 165대 1을 기록, 다른 기관을 압도했다. 작년 경쟁률 192 대 1보다 떨어졌지만, 여전히 다른 금융공기업의 배가 넘는 경쟁률이다.

수출입은행은 작년 85 대 1에서 올해 50 대 1로 경쟁률이 낮아졌다. 금융공기업이 이처럼 인기가 높은 건 연봉이 높고, 안전망이 튼실하기 때문이다.

이들 6개 금융공기업의 연봉은 1억원에 육박한다.

평균연봉은 한국은행이 9667만원으로 가장 높고, 금융감독원 9574만원, 수출입은행 9543만원, 산업은행 9385만원, 기업은행 9129만원, 예금보험공사 8481만원 순이다.

자녀 학자금, 리조트 회원권 등 복지 안전망도 탄탄하고, 직원 근속도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한국은행 직원은 평균 18.9년, 금감원 근속 연수는 17.3년에 달한다.

퇴직해도 유관기관이나 산하단체로 재취업할 길이 일반 직장인보다 넓다.

금감원의 경우 지난 5년(2012∼2016년)간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를 통과한 4급 이상 퇴직자 32명 중 16명(50%)이 롯데카드·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유진투자증권·신협중앙회 등 금융회사에 재취업했다.

금융공기업 취업준비생들이 서류 준비를 마무리하고 필기시험 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서류전형 절차를 속속 마무리하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지난 11일 가장 먼저 접수를 마감했다. KB국민은행은 "경쟁률을 공식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지만 입사경쟁률이 100 대 1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1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신한은행은 하반기 공채에서는 그보다 소폭 낮은 100 대 1을 기록했다.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은 200명 모집에 1만7000명이 참가, 85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통합 1주년을 맞은 KEB하나은행은 올 하반기 약 2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 원서접수 건수는 예년과 비슷하다. 통상 마지막 날(30일)에 접수가 몰리는 경우가 많아 조금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8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농협은행은 '빅배스'(Big Bath) 탓에 신입 직원을 많이 뽑을 여력이 없다. 빅배스는 경영진 교체 등의 시기에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소규모라도 공채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5급 사원을 기준으로 150명을 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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