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체 파업‧환율 하락 등 영향 받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제조업의 체감경기가 계속 바닥 수준을 유지하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총재 이주열)이 발표한 '2016년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경제심리지수(ESI)' 자료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 BSI는 71로 전월과 같은 저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차 등 일부 자동차 업체들의 파업과 조선‧해운업 부진, 원‧달러 환율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바닥을 친 제조업 체감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습이다.

작년 10월부터 4개월간 하락세였던 제조업 체감경기는 지난 3~4월 잠시 상승 전환됐지만 4~6월에 접어들면서 다시 제자리에 머물렀다. 7월 소폭 오르긴 했지만 불과 한 달 만인 8월 다시 1포인트(p) 하락했다. 단, 10월 업황 BSI는 75로 1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수로 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나쁘게 보는 회사가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법인기업 3313곳(응답 2843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제조업의 매출 BSI는 79로 전달 대비 2p 감소했다. 수출에 따른 매출은 전월보다 1p 내려간 83, 내수판매에 따른 매출은 지난달과 같은 79로 집계됐다. 10월 매출전망도 2p 내려간 83으로 하락했다. 

생산 BSI는 전월대비 3p 내려간 84, 신규수주 BSI도 1p 내려간 80으로 드러났다. 채산성 BSI(88)는 전월 보다 1p 상승했지만 자금사정 BSI(84)는 전월 보다 2p 내려갔다.

업황별로는 대기업 BSI가 75로 3p 내려갔고 중소기업은 64로 5p 올랐다. 수출기업(72)은 전달 대비 3p 하락, 내수기업(70)은 2p 상승했다.

업종별로는 전자‧금속가공 등이 개선된 반면, 자동차, 기타기계·장비, 석유정제, 화학 등의 하락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달에는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며 "전자의 경우 D램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관련 업체 업황이 개선됐고 금속가공은 해외수주 증가의 영향으로 개선됐다"고 풀이했다.

한편 불확실한 경제상황과 수출부진, 환율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된 반면 내수부진과 경쟁심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제조업체가 꼽은 경영애로사항에서 내수부진을 선택한 기업은 26.3%로 전달 보다 1.2% 늘었다. 경쟁심화(11.0)이라고 답한 비중은 1.3% 증가했다. 반면 환율(8.6%)을 꼽은 기업들의 비중은 1.3% 줄어들었고, 자금부족(5.9%)을 꼽은 기업들의 비중도 0.6% 감소했다. 수출부진(9.9%)은 0.5%, 불확실한 경제상황(18.0%)을 꼽은 기업들의 비중은 0.4% 줄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의 업황 BSI는 73으로 지난달과 같았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 경제심리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94.5로 전월보다 0.5p 내려갔다. ESI에서 계절‧불규칙 변동을 빼고 산출한 순환변동치는 94.9로 지난달 보다 0.9p 상승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