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미국에 낼 벌금이 앞서 발표한 15조원에서 절반 이상 줄 전망이다.

AFP 통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에 부과한 벌금 140억 달러(약 15조4000억원)가 54억 달러(약 5조9000억원)로 낮추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최종 합의 금액은 약간 달라질 수 있으며 며칠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도이체방크와 미 법무부, 독일 재무부 모두 이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 크라이언 도이체방크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으로 날아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정·재계 인사들을 만났다면서 이르면 이번 주말 안에 합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가 지난 16일 도이체방크가 보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주택저당채권 담보부증권(MBS)을 안전한 증권인 것처럼 속여 대량 판매한 혐의로 벌금 140억 달러(약 15조8000억원)를 부과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도이체방크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주요 헤지펀드들이 도이체방크에서 돈을 빼기 시작했고 다른 금융사들도 비슷한 문제로 미국 당국에 벌금을 물 위기에 처해있다는 보도도 이어지면서 도이체방크 문제가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공포까지 뒤따랐다.

2000년대 미국에서는 이런 MBS가 마구잡이로 판매되면서 주택시장 거품이 형성됐고 2008년 갑작스러운 시장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에서 도이체방크 주가는 정부 지원 요청 논란과 헤지펀드 자산 회수 소식 등이 이어지면서 1983년 이후 최저치까지 급락했다가 벌금 감액 보도가 나온 30일 6.4% 반등에 성공한 채 거래를 마쳤다.

크라이언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지난 20년간 오늘날만큼 도이체방크가 안전한 적은 없었다"며 절대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일 뉴욕 증시에서 7% 가까이 떨어졌던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30일 희소식과 함께 14%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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