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해외 유학을 했으나 취업에 실패한 20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3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22일 오전 6시30분께 광주 광산구 한 아파트 1층 현관 출입문 지붕 위에 A(26)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졌다.
 
이 주민은 경찰에서 "아침에 담배를 피우려고 아파트 복도 창문을 열었는데 A씨가 지붕 위에 쓰러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같은 아파트 10층에서 살고 있는 A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중국 베이징으로 유학을 떠나 대학까지 졸업했으나 취업에 잇따라 실패하자 지난해 9월 귀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국내 기업에도 몇 차례 이력서를 제출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A씨 아버지는 "평소 성격이 소심했던 아들이 최근 취업이 안 돼 괴로워했다. 10년 넘는 유학 생활 때문에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할 만한 친구조차 없어 국내 생활 적응에도 힘들어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3형제 중 둘째인 A씨가 국내 대기업에 취업한 형과 중국 유학을 함께 마친 뒤 곧바로 해외 대기업에 취업한 막내 동생 틈에서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껴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의 집과 사고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10층 복도 창문이 열려 있는 점과 유가족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 A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10층에서 뛰어내려 숨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