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이 5조원을 돌파했다. 2년 전과 비교해 약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4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5000만원을 초과하는 예금은 총 5조821억원이었다.

이는 전 분기보다 14.45%(6416억원), 2년 전인 2014년 2분기보다는 83.7%(2조3162억원) 증가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원금과 이자를 합해 금융기관마다 1인당 5000만원까지만 보호해 주고 있다. 해당 금융기관이 부실이 나면 5000만원을 초과하는 예금과 이자는 손해를 볼 수 있음에도 위험을 감수한 예금이 늘어나는 것이다.

저축은행 전체 수신액에서 5000만원을 초과하는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라가고 있다.

2014년 2분기만 해도 전체 저축은행 수신액에서 5000만원을 초과하는 예금은 전체 수신액의 8.98%였지만 올해 2분기에는 12.49%로 3.51%포인트 올라갔다.

5천만원 초과 예금자 수도 4만1000명으로 2년 전(2만1000명) 보다 2배 가까이 늘었고, 전체 예금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69%에서 1.24%로 0.54%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예금자 보호 수준을 넘는 저축은행 예금과 예금자가 늘어나는 것은 저금리로 그나마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저축은행에 돈이 몰리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의 목마름이 저축은행 부실의 공포를 꺾고 있는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연 2.04%다. 저축은행에서 한 번씩 나오는 특판 예금의 경우 금리가 연 2.5%를 넘는 경우도 있다. 반면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높아 봐야 1%대 중반 수준이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4월만 해도 1.90%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6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저금리 시대를 틈타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예금자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이후 건전성에 신경을 쓰면서 고객들의 신임을 얻고 있는 점도 저축은행에 돈이 몰리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483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1% 늘었다.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도 평균 14%를 웃돌아 금감원의 권고 비율(7%)의 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신뢰도가 높아졌고, 저금리 시대에 마땅히 투자할 곳도 없어 5000만원 초과 예금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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