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악재성 공시로 한미약품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급락한 지난달 30일 공매도 세력이 1주당 최대 20%가 넘는 차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4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공매도 세력은 1주당 최대 23.24%의 수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추산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나서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지난달 30일 한미약품 주가는 오전 9시 장 시작과 함께 전 거래일보다 5.48% 오른 65만4000원(장중 최고점)을 찍었으나 30분 뒤 악재 공시가 나온 이후 큰 폭으로 추락해 오후 2시35분 19.03% 떨어진 50만2000원(최저점)을 찍어 변동폭이 24%에 달했다.

공매도 세력이 한미약품 주식을 최고가에 팔고 최저가에 되샀다면 1주당 15만2000원의 차익을 챙겨 23.24%의 수익률을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날 공매도 평균가(공매도 거래대금/공매도 거래량)는 59만621원을 기록했다.  이는 공매도 세력이 평균적으로 59만621원에 공매도를 쳤다는 얘기다.

공매도 세력이 평균가에 팔고 50만8000원(종가)에 되샀다면 1주당 평균 13.9% 투자이익을 챙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공매도 세력이 돈을 벌 수 있는 '황금어장' 같은 하락장이 펼쳐지자 공매도 거래량은 전날(7658주)의 13배 이상인 10만4327주를 기록하며 폭증했다. 한미약품이 상장된 2010년 7월 이후 사상 최대치다.

공매도 거래대금도 616억1779만원으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에 악재성 정보를 사전에 안 내부자 등 일부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뛰어들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도 공매도량(186만2415주)과 거래대금(287억6638억원)이 폭증해 상장 이래 최대치를 찍었다.

그날 한미사이언스는 오전 9시 개장과 함께 14만2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으며 시작하고서 악재 공시가 나온 이후 추락해 오후 2시 36분 11만1500원까지 내렸다.

한미사이언스 역시 최고점에 공매도하고서 최저점에 되샀다면 1주당 3만1000원, 즉 21.7%의 투자이익을 챙긴 셈이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공매도 세력은 평균적으로 12만5995원(공매도 평균가)에 공매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이후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과 1조원 규모의 표적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다음날 오전 9시 30분께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이 지사가 제공한 항암제 개발을 중단했다는 악재성 공시를 올렸고, 이에 상승세를 보이던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추락해 각각 18.06%, 18.28% 하락 마감했다.

호재 공시에 이은 악재 공시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 가능성 등을 조사하겠다고 공언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의 혼란을 초래한 한미약품의 공시 등과 관련해 공시의 적정성과 미공개 정보 이용행위 등 불공정거래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 위법사실이 발견되면 신속히 상응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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