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위탁 기금 수익률위한 개선해야 할 것"
[미디어펜=김재현 기자]수익률 제고를 바라고 연기금 투자풀에 맡긴 기금이 시장이자율 보다 낮은 수익률을 내면서 운영방식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기금 투자풀은 개별 연기금의 부족한 자산운용 전문성을 보완해 연기금의 여유자금 운용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개별 연기금이 예탁한 여유자금을 기재부 제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투자풀 운영위원회가 선정한 전문 투자기관에서 운용하도록 한 제도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새누리당) 의원이 분석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65개 기금의 여유자금 운용수익률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 65개 기금의 여유자금은 총574조6000억원이었다. 이 중 55개 기금이 적게는 4억원에서 많게는 4371억원까지 총 18조원의 자금을 연기금 투자풀에 위탁했다.

연기금 투자풀 수탁고 평균잔고는 2012년 10조7000억원, 2013년 13조4000억원, 2014년 14조9000억원, 2015년 18조4000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연기금 투자풀 위탁 비중이 높은 연기금의 수익률이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년간 연기금 투자풀에 전혀 위탁하지 않은 연기금들의 수익률 평균은 5.1%였던 반면, 여유자금 전액을 위탁한 연기금들의 평균수익률은 2.8%에 불과했다.

연기금 투자풀에 여유자금의 일부를 위탁한 경우 50%이하로 더 적게 위탁한 연기금들의 수익률 평균은 3.4%였다. 50%를 초과해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위탁한 연기금들의 평균수익률은 2.9%에 불과해 0.5%p 더 낮았다.

기획재정부는 연기금 중에서도 사업성 기금의 경우 그 성격상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즉각적으로 투입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장기투자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을 수 있으므로 장기투자를 많이 하는 사회보험성 기금과 분리하여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추 의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개의 사회보험성 기금과 45개의 사업성 기금을 별도로 나누어서 살펴보더라도 그 결과는 연기금 투자풀에 대한 위탁이 개별 기금의 여유자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 사회보험성 기금 가운데 지난 4년간 연기금 투자풀에 자금을 위탁했던 기금은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사립학교교직원연금 3개였지만 이 중 군인연금만이 90%에 가까운 자금을 위탁했고 나머지는 매우 적은 비중만을 위탁했다. 한편 고용보험, 산재보험, 국민연금 기금은 연기금 투자풀에 자금을 전혀 위탁하지 않았다.

여타의 사회보험성 기금들이 대체로 시장이자율(CD유통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으나, 유독 거의 대부분의 자금을 연기금 투자풀에 위탁한 군인연금만이 시장이자율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보였다.

군인연금기금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으로 시장이자율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시장이자율 보다는 0.4%p 높은 2.2%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이 역시도 다른 사회보장기금들의 수익률과 비교해 볼 때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한편 45개 사업성기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 4년간 시장이자율보다 낮은 수익률을 올린 기금은 19개였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여유자금의 74.3%를 연기금투자풀에 위탁했다.

특히 국민건강증진기금, 낙동강·금강·한강수계관리기금, 과학기술진흥기금, 문화재보호기금, 청소년육성기금, 범죄피해자보호기금, 원자력연구개발기금 등 9개 기금은 지난 4년간 단 한 차례도 시장이자율 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적이 없었다. 이들 중 과학기술진흥기금, 문화재보호기금, 범죄피해자보호기금 3개는 여유자금의 100%를 연기금 투자풀에 위탁하고 있었음에도 이러한 결과를 얻었다.

이에 반해 지난 4년간 3.0%를 초과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17개 기금이 연기금 투자풀에 위탁한 자금 비중은 평균 57.3%로 수익률이 저조한 기금들의 평균 위탁비중 보다 더 낮았다. 결과적으로 여유자금의 더 많은 비중을 연기금 투자풀에 위탁한 기금들의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더 나빴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사업성기금에 있어 개별 기금이 연기금 투자풀에 위탁하지 않은 자금은 해당사업의 대기성 자금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연기금 투자풀 위탁비중이 높을수록 수익률도 높은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연기금 투자풀 운용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할 수 있다.

추 의원은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보완하고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연기금 투자풀에 자금을 맡겼음에도 4년 내내 시장이자율보다도 못한 기금운용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 4년간 연기금 투자풀 운용을 위해 투자풀 운영기관에 지급한 보수는 총 1065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의원은 "연기금 투자풀 위탁 연기금의 수익률이 저조함에도 1,000억원이 넘는 보수를 지급한 것은 민간 투자회사의 배만 불린 것"이라며 "정부는 연기금투자풀 업체 선정부터 시작해 운용자산 비중의 결정, 수익률에 대한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재검토하고, 위탁한 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찾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