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9월에만 3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추석 연휴가 길었던 데다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대출 증가세는 소폭 둔화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신한·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9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4조6017억원으로 8월(371억5049억원) 보다 3조968억원 늘었다.

이는 작년 동월 증가액과 전월인 올해 8월 증가액에 견줘 각각 9000억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작년 9월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조9천43억원, 올해 8월에는 3조9884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 가장 많이 늘었다. 1조9865억원이 증가해 6대 은행 전체 증가액의 64%를 차지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해 '아낌e 보금자리론' 등 금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정책자금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는 게 하나은행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1조568억원, 신한은행은 5587억원 늘었다.

반면 정부가 최대 주주인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줄었다. 우리은행은 이달에만 8700억원, 기업은행은 1500억원 감소했다.

두 은행 모두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우리은행은 8~9월 두 달간 약 1조원, 기업은행은 약 5000억원 줄었다. 특히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어든 건 지난 2013년 8월 이후 3년 만이었다.

우리은행은 "통상 연말로 갈수록 리스크관리를 강화한다"며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소폭 높였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8월 기준 만기 10년 이상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연 2.85%다. 6대 은행 중에서 가장 높다.

전반적으로 은행권의 9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소폭 둔화한 건 올해 추석 연휴가 작년보다 하루 길었고, 금융권 총파업이 있었던 게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감독 당국이 가계부채 점검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는 등 일선 은행에 대한 대출 점검에 나선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은행권에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잠시 주춤했던 주택담보대출은 이번 달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 매매가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데다가 10월이 이사철 성수기라는 점에서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 지연으로 국내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작아진 것도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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