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인적분할을 서두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배구조 재편 기대감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성SDS는 물류사업 분할 방안을 외부기관 자문을 통해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재공시했다. 이에 지난달 29일 지배구조 개편 기대에 9.00% 급등했던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이날 다시 삼성SDS의 인적분할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는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는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 4곳 뿐이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0.6%에 불과한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삼성전자의 인적분할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임 연구원은 “이후 대주주가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하고 그 대가로 신주를 배정받으면 대주주는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며 “현행법상 자사주에는 의결권이 부여되지 않지만 인적분할 시 사업회사는 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에도 신주를 배정, 결과적으로 대주주는 추가적으로 자금 투입 없이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명했다.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 자회사로 분할한 후 대주주를 비롯한 기존 주주들이 사업자회사 보유 지분을 현물 출자하면 지주회사에 대한 지분율을 2~3배 증가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여소야대가 유지되고 있는 20대 국회에서 자사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 등의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그룹에는 그동안 없었던 자금부담이 새로 생기는 것이어서 지배구조 개편을 이전보다 서두르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삼성SDS의 주가가 높을수록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당장의 인적분할은 무리라는 시각도 여전하다.

한때 42만9000원까지 올랐던 삼성SDS의 주가를 감안하면 현재 이 부회장과 삼성 측이 인적분할에 나서기에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주가를 어느 정도 끌어올리는 과정이 분할 전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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