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보유한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 시가총액이 3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 상장사 시가총액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9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소속 89개 상장사(우선주 포함)의 시총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73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 4일(661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76조7000억원(11.6%)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 수를 보면 삼성 10개, 현대차 11개, SK 16개, LG 12개, 롯데 9개, 포스코 6개, GS 6개, 한화 7개, 현대중공업 2개, 한진그룹이 5개다.

이들 기업 시총 중에서 외국인 투자자 몫은 연초보다 47조원(19.1%) 늘어난 292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의 외국인 시총 비중은 연초 37.0%에서 39.5%로 2.5%포인트 높아졌다.

외국인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 시총 규모가 압도적이 수준인 166조원으로, 연초보다 37조원(28.7%) 늘어났다.

삼성그룹 상장사 시총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초보다 1.36%포인트 높아진 43.5%를 기록해 10대 그룹 중에서 가장 높다.

다른 그룹 중에는 현대차(43조원, 이하 외국인 시총 비중 41.7%), SK(34조원, 39.1%), LG(25조원, 34.5%), 포스코(10조원, 42.3%) 순으로 외국인 시총 규모가 크다.

10대 그룹 전체에 대한 외국인 지분 평가액이 올 들어 급증한 것은 종목 시총 1위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7일 170만3000원을 기록해 연초보다 41.3% 뛰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시총은 241조2629억원으로 연초보다 35.9% 불어났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지분을 연초 49.35%에서 50.71%로 1.36%포인트 높였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 평가액은 122조3415억원으로 연초보다 39.7% 증가했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의 외국인 지분율은 무려 78.19%에 달한다.

외국인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 지분도 각각 43.21%, 49.08%, 38.18%를 갖고 있다.

SK그룹 주력 상장사인 SK하이닉스는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연초 47.25%에서 51.83%로 4.58%포인트나 뛰어 10대 그룹 개별 기업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다.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41.09%, 41.96%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992년 개방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힘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주요 그룹 핵심 상장사들도 지분율을 높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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