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취업자 증가 두 달째 1만명 밑…전자·IT도 고용 '뚝뚝'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조선업종의 실업대란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도 두 달 연속 1만명을 밑돌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한류' 영향 등으로 수출이 늘어난 식품, 화학업종 등의 고용은 호조를 보였다.

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58만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만2000명(2.5%)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증가 폭은 2010년 10월(29만6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취업자 증가율은 업종별로 차이가 컸다.

증가율이 높은 업종들은 서비스업이 차지했다. 대표적인 저임금 업종인 숙박·음식업의 증가율이 12.1%에 달했고, 이어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4%), 도·소매업(5.2%) 순이었다.

공공행정·국방은 -0.3%로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모든 업종 중 임금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의 증가율(0.3%)도 매우 낮았다.

전체 업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증가율이 0.2%에 그쳤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은 7000명에 그쳐 8월(9000명)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 폭이 1만명을 밑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1월(6300명)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의 취업자 증가 폭이다.

고용 악화를 주도한 것은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는 조선업이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말까지 고용이 늘었다. 그러나 선박 수주 급감 등 경기 악화로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더구나 6월 1만2000명이었던 작년 동기 대비 취업자 감소 폭은 7월 1만8000명, 8월 2만2000명, 9월 2만4000명으로 3분기 들어 크게 늘어 '실업대란'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지난해 말 고용규모는 21만 명에 달했으나, 올해 9월에는 18만5000명까지 줄어 고용규모가 10% 이상 급감했다.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9월 취업자 수가 1만5000명이나 감소했다. 2013년 9월 고용규모가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 올해 9월 고용규모는 51만8000명에 그쳤다.

이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견디다 못해 국내 전자업체들이 휴대전화, LCD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속속 이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은 중국의 저가 철강재 수출 등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고용이 크게 줄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안정되는 모습이다. 다만 고용 감소세는 이어져 9월에도 고용규모가 2400명 감소했다.

다만 1인 가구 증가로 간편식 매출이 늘어난데다, 한류 영향으로 수출도 호조를 보이는 식료품제조업의 취업자 수는 1만2000명 늘어 25만3000명에 달했다.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화장품이 포함된 화학제품제조업도 취업자 수가 1만명 늘었다. 고용규모는 22만8000명이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취업자가 917만5000명으로 26만3000명(3.0%) 증가했다. 특히, 29인 이하 중소기업에서 22만9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분의 76.0%를 차지했다. 

반면에 구조조정이 한창인 300인 이상 대기업은 341만4000명으로 3만8000명(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9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줄었다.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는 35만7000명으로 1.8% 증가했고, 구직급여 지급액은 4000억원으로 13.7%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조선업종의 실업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실업대란 우려를 부인하지 못할 정도로 고용 사정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수출 호조 등으로 식품, 화학 등에서 고용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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