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삼성전자가 10일 전격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전격 중단하면서 앞으로의 실적과 주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7의 대규모 리콜 여파에도 3분기 8조원에 육박하는 양호한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아예 생산이 중단되면서 실적과 주가에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날 삼성전자의 양호한 3분기 실적을 확인한 증권사들은 앞 다퉈 삼성전자의 실적과 목표주가를 올리기 바빴다.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삼성전자가 4분기 8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확신에 찬 예상을 내놓았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4분기 8조3000억원, 연간 35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올리지 않고 195만원을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아예 내년 4분기 8조9000억원, 연간 34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85만원에서 210만원까지 올렸다.

하나금융투자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3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75만원에서 195만원으로 상향했다. 대신증권 역시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치인 38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171만원에서 208만원으로 21.64%나 올렸다.

하지만 급작스럽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중단하면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역시 당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발 빠르게 보고서를 낸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판매가 4분기 전면 중단 시 기회 손실 비용은 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삼성전자 방향성은 스마트폰 보다는 3D 낸드(NAND) 등 반도체로 봐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중단 결정에 대한 분석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깜깜이 전망’에도 다시 한번 성토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갤럭시노트7 발화 때는 물론, 1조원 규모 폐암신약 ‘올무티닙’ 기술 수출 계약 해지를 앞두고도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높여 잡기 바빴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일반 투자자의 정보가 큰 차이가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말까지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리포트 비율은 씨엘에스에이코리아증권(40.3%), 메릴린치인터네셔날인코포레이티드증권(31.1%), 모간스탠리인터내셔날증권(19.5%), 골드만삭스증권(15.4%), 맥쿼리증권(15.4%), 비엔피파리바증권(14.7%) 등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국내 증권사 중 매도 리포트의 비율이 가장 높은 하나금융투자의 매도 보고서 비중은 고작 1.9%에 불과했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은 아예 매도 보고서가 없었다.

이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기업의 기밀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정은윤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장은 “애널리스트들은 일종의 피해자”라며 “회사의 기밀정보를 알 수 없는데다, 말이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을 파악할 수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의 경우 기술수출 해지 가능성은 언제든 있는 것이고 갤럭시노트7 재발화에 대한 뉴스가 주말에 계속 나왔음에도 애널리스트들이 주가 부풀리기에만 열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여전하다.

황세운 자본시장애널리스트 자본시장실장은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매도리포트 빈도수가 국내 증권사에 비해 훨씬 높은 걸 누구나 알고 있다”며 “국내 증권사와 애널리스트가 을의 위치에 있다고 핑계만 댈게 아니라 투자자의 입장을 좀 더 대변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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