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중소도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청약 광풍이 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충북에서 올해 '청약 제로'에 가까운 청약 성적이 나온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공급 과잉 여파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긴 했으나 실제 침체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작년 6월 호미지구에서 분양한 우미린아파트의 경우 청주에서 사상 최고 경쟁률인 36.1대 1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상당수의 아파트는 20대 1을 넘는 청약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 상황이 변했다. 청약이 부진하면서 미분양 아파트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충북 도내 미분양 아파트는 2014년 말 931가구에 불과했고 지난해 8월에도 1242가구에 그쳤지만 작년 11월부터 미분양 아파트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올해 6월에는 5000가구에 육박했다. 2개월간 미분양 물량이 다소 줄어 지난 8월 말 현재 4081가구 수준이지만 1년 새 미분양 아파트가 무려 3배가 넘게 늘어난 점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미분양은 현상은 지방 중소도시로 갈수록 더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미분양 아파트의 급증은 작년 건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낸 데다 경기 침체, 기업 구조조정, 부동산 대출 심사 강화 등이 겹치면서 '거품'이 사라지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재편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이달부터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청주, 제천, 광주 북구, 경북 영천, 경남 김해 등 24곳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것.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 받으면 분양 보증 예비심사를 받게 돼 주택사업 승인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분양 물량을 규제해 아파트 미분양을 줄여보겠다는 취지지만 이미 발생한 미분양을 줄일 방법은 없어 미봉책에 그칠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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