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투자 습관 탓...전문가 "가치주, 저평가 소외주에 투자해야"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은 일년에 몇 차례 매매하지도 않고 큰 수익률을 거두는데 매일 사고팔기를 거듭하는 우리나라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왜 저조할까?

흔히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자금이나 정보력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바로 개인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 습관이 불러오는 '참극'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25일 개인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싼 주식으로 대박을 꿈꾸기 때문에 테마주 루머주 위주의 단타 매매에 치중하다 보니 오히려 '재미를 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 손실이 난 종목을 본전 욕심에 끝까지 보유하거나 '물 타기' 하는 습관은 손실을 키운는 데 한몫 하기도 한다. 매매 회수가 지나치게 많아 자신은 수수료를 떼이고 결국 증권사들 배만 불려주고 만다는 지적도 있다.  

◇ 외국인 높은 수익률 거둔 동안...개인, '잘 해야 본전'

연초부터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작으로 신흥 시장 금융불안이 가중돼 유가증권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중소형주로 눈을 돌렸고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강보합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코스닥 상승장에도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그다지 큰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20일까지 '코스닥시장 투자주체(기관·외국인·개인)별 매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외국인은 총 5,403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기간 코스닥지수도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 입어 지난해 말 499.99에서 20일 525.69로 25.7포인트(5.1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 개인은 4,576억원을 순매도해 코스닥 상승장에서 수익을 올린 외국인과 달리 또 다시 '헛다리'를 짚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종목별로 외국인들은 서울반도체를 904억원 순매수했다. 이어 위메이드(834억원), CJ오쇼핑(658억원) 등을 중점적으로 사들였다. 이 기간 동안 서울반도체는 13.99%, 위메이드는 52.53%나 주가가 올랐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상위 10개 수익률을 평균해 본 결과 14.88%의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5.14% 오른 것과 비교해 보면 시장 평균 대비 3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반면, 개인은 성광벤드(480억원), 선데이토즈(359억원), GS홈쇼핑(191억원), 인터파크(174억원), 아미코젠(170억원) 등을 순매수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상위 10종목 주가 상승률을 평균해 보면 25.06%가 나온다. 얼핏 보면 외국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선데이토즈 한 종목이 239.62% 수익률 대박을 내면서 일으키는 착시현상이다.

선데이토즈 한 종목만 빼면 수익률 평균은 1.22%가 나온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5.14%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사실상 부진한 수익을 거둔 셈이다.

◇'대박' 꿈꾸며 '단타 매매'에 주력..."가치주 또는 저평가 소외주에 관심가져야"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4%에 육박하지만 수익률은 초라하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28.4% 수준이었고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시장 수익률을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왜 개인투자자들은 항상 돈을 잃을까.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은 지난해 흥미로운 보고서를 냈다. '개인투자자들은 왜 맨날 돈을 잃을까'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왜 자꾸 패배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선 개인투자자들은 가격이 싼 주식을 선호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박을 꿈꾸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투자에서는 대박 확률보다 상장폐지 확률이 더 많았다.

다음으로 이익이 난 종목은 금세 팔고 손실이 난 종목은 반등할 때까지 보유하다 그만 모든 종목에서 손실을 보고 말았다. 본전 생각이 나서인데 이 경우 반등하는 경우보다 상장폐지로 직행하는 경우가 더 많다.

마지막으로 매매 횟수도 지나치게 많았다. 평균 회전율만 무려 150%였다니 이는 유가증권 시장 전체 상장 주식을 사고도 남을 정도라고 한다. 소위말해 단타 매매에 치중하다 증권사 배만 불려주고 정작 자신은 쪽박을 찼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들은 흔히 외국인이나 기관보다 절대적인 자금 규모나 정보가 부족해서 손실을 보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르다. 바로 잘못된 투자방법 때문에 시장이 대세 상승일 때도 돈을 잃는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높은 안정적인 주식에 가치 투자하거나, 중장기 저평가된 소외주에 역발상 투자하는 방법, 해외에서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 1위 기업에 투자하는 방법 등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