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우려하던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가 드디어 열리고야 말았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4분기중 가계신용(잠정치)'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국내 가계신용 잔액은 1,021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9월말의 993조6,000억원 보다 27조7,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대출'과 카드·할부금융사를 통한 '판매신용'을 합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은 963조원, 판매신용은 58조3,000억원으로 1년새 57조5,000억원(6.0%)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인 27조8,000억원(가계대출 24조1,000억원, 판매신용 3조7,000억원)이 4분기에 늘었다.

특히 3분기 2조1,000억원에 그쳤던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4분기에는 8조4,000억원으로 4배나 커졌다.

이는 부동산 경기회복과 연계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생애최초주택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 종료를 앞두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3분기 1조원 → 4분기 6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활성화 정책 중 서민을 위한 주택 수요를 전세자금 수요에서 매매 수요로 전환하기 위한 대책이 많았다"면서 "생애최초 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이나 공유형 모기지 등이 취급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중에서는 상호금융(3조6,000억원), 새마을금고(2조1,000억원)를 중심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들을 통한 대출 증가액은 3분기 3조6,000억원에서 4분기에는 6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보험사나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대출도 9조원 늘었다.

4분기 중 판매신용은 계절적인 요인 등으로 3조7,000억원 증가했다. 3분기 증가액 1조300억원 보다 3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전체 판매신용액은 58조3,284억원으로 2012년의 57조8,503억원보다 4,781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매년 4~5조원씩 증가하던 추세에 비하면 성장세가 10% 수준으로 오그라든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감독당국에 의해 시행된 신용카드 한도 축소 방안의 여파가 컸다"면서 " 체크카드에 세제 혜택을 많이주면서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게 된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