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에 대한 오해…일자리 창출·세금·지역발전 결국 이윤이 좌우
   
▲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권박사의 기업바로알기 : 기업의 사회적 책임?

1970년대 외형이 비슷했던 A와 B 두 기업이 있었다. 40여년이 흐른 지금 두 회사는 다음과 같이 변했다: 매출액은 7,000억 원 vs. 165조 원(A vs. B), 임직원 수는 1,600명 vs. 10만2,000명, 법인세 납부액은 126억 원 vs. 3조4,200억 원. 

B기업은 A기업에 비해 무려 60배 이상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고, 법인세 납부를 통한 국가재정에의 기여도는 무려 270배가 넘는다. 국가재정의 3분의 1 이상은 주로 서민들을 위한 복지재원으로 사용된다. 지난 40여 년 동안 A와 B 두 기업 모두 나름대로 우리 사회에 기여를 했지만, 어떤 기업이 우리 사회에 더 많은 기여를 했을까? 두 말할 것도 없이 B기업이다.

그런데, A와 B 기업에 대한 이른바 '사회적 평가’는 그렇지 않다. A기업은 십년 이상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칭송을 받는 데 반해, B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수많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지어 수조 원의 이익을 낸 것 자체가 문제라는 식의 비난도 듣는다. A기업은 이윤의 사회 환원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유한양행이며, B기업은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이다.

이렇게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바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오해 때문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던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 깔끔하게 정리했듯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은 '이윤 창출’에 있다. 

기업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이윤창출이야말로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고 허비한 '나쁜 기업’으로 시장에서 퇴출되고 또 퇴출되어야만 한다. 즉, 시장에서 퇴출되는 기업은 '이윤창출’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퇴출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해당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거부한 것이다.

   
▲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윤창출이라고 하는 기업 본래의 목적, 값싸고 질 좋은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본래의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충족시킬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삼성전자는 우리나라에서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가장 충실한 기업이다./사진=연합뉴스


이윤창출이라고 하는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는 기업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을 지급한다. 또 세금을 납부하여 국가운영에도 기여한다. 기업은 또 문화체육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또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윤의 사회 환원도 할 수 있고, 봉사나 복지 지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모든 활동들은 파생적이고 부차적인 것들이다.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재화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없고,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며, 세금도 납부하지 못한다. 이윤이 없으면 문화체육 발전을 위한 지원도 할 수 없고, 지역사회의 발전에도 기여할 수 없다. 사회에 환원할 이윤은 당연히 없다. 이윤을 내지 못해 스스로의 생존도 책임지지 못하면서 타인을 돕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자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사회적 역할 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많은 오해가 생겨나고 있다.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들의 대다수가 '부의 사회 환원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하고 있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도록 만든 원인들은 다양할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이며 충격적인 것 하나는 기업의 역할에 대한 이러한 오해가 중·고교의 경제 관련 수업이나 대학의 경제학 강의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과 같은 사례를 보자.

한 TV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일이다. 모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와 사회자가 '기업의 목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회자가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창출’이라고들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그 경제학자는 '물론 기업의 목적은 이윤의 창출이죠.’ 

단 이 한마디뿐이다. 그리고는 이어서 '기업의 목적은 그것만이 아니고.....’ 하면서 장시간에 걸쳐 '이윤의 시회 환원’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기업은 이윤창출을 위해 만든 조직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만 하는 조직으로 인식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존경받는 기업’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도 이윤창출이라고 하는 기업 본래의 목적, 값싸고 질 좋은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본래의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충족시킬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이윤을 창출하지 못하는 기업은 존재의 목적이 없으며, 우리 사회에서 마땅히 퇴출되어야만 한다. 이 세상에 '착한 적자’라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적자를 내는 '착한 기업’도 있을 수 없다.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 이윤창출이라고 하는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하는 기업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을 지급한다. 또 세금을 납부하여 국가운영에도 기여한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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